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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2월 영업정지를 당한 후 예금보험공사로 주인이 바뀐 부산 동구 초량동 예솔저축은행 부산영업부(옛 부산저축은행 초량본점) 전경. 국제신문DB |
- 보상특별법 16일 본회의 상정…피해자 국회에 마지막 희망
- 금융단체 "포퓰리즘" 반대
- 새 주인 맞은 후 건전성 개선, 서민들 예금 문 다시 두드려
부실 저축은행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저축은행 특별법이 지난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오는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정된다.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조치를 당한 지 딱 1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해 2월 17일 몰아닥친 저축은행 사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둔 특별법이 예금자 보호제도의 근간을 허물어뜨린다는 등 여야 국회의원이 표를 의식해 무리한 법안을 마련했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전국은행연합회 등 5개 금융단체가 특별법 제정에 반대 의견을 분명히 제시했고, 청와대도 이 법안에 반대 의견을 보이고 있어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제2의 저축은행 사태 발생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정부 믿은 예금주 여전히 불안
부산저축은행은 예금보험공사가 100% 출자한 예솔저축은행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지난 10일 부산 동구 초량동 예솔저축은행 부산영업부 1층 영업점은 고객들이 은행 업무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 3층에는 지난해 5월 7일부터 200여 일간 매일 70~80명의 예금피해자들이 농성을 하고 있다. 60대 이상 노인이 대부분인 5000만 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 채권자들은 평생을 피땀 흘려 번 돈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일념으로 버티고 있다. 예금피해자 이모(여·63) 씨는 "내 인생에서 지난 1년을 지우고 싶다"고 울먹였다. 이들은 저축은행 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특별법은 현행법상 예금자보호를 받지 못하는 5000만 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권 투자자의 피해액 중 55%를 보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발도 거세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옥주 위원장은 "부산저축은행그룹 박연호 회장이 9조 원대에 달하는 금융비리를 주도해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을 구형받았다"며 "금감원 직원들의 비리도 속속 드러나는 등 금융당국의 잘못이 명백한데 정부만 믿고 예금한 우리에게 포퓰리즘을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부산1, 2저축은행 수신 고객이 33만 명인 만큼 부산 인구(350만 명)의 10%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었다. 부산 지역 저축은행 예금 비율은 지난 2010년 11.2%에서 지난해 6%로 반토막이 났다.
■불씨는 존재…건전성 강화 절실
부산 지역 저축은행은 새 주인을 맞이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부산저축은행은 예솔저축은행으로, 부산2저축은행은 대신증권이 주인인 대신저축은행으로, 파랑새저축은행은 BS금융지주가 인수해 BS저축은행으로 각각 바뀌었다. 저축은행 업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위험이 높은 대출영업을 자제하고 자기자본비율(BIS)을 높이는 등 건전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2010년 말 평균 9.83% 수준이었던 국내 저축은행 BIS 비율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10.31%으로 소폭 개선됐다.
지역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달 BS저축은행이 출범하면서 지역 업계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BS금융지주가 대주주인 우량저축은행이 영업을 하면서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BS저축은행 이정수 대표는 "BS금융에 대한 믿음이 크다 보니 예금을 재예치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사태에 놀랐지만 0.1%의 금리 차이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는 서민들이 조심스럽게 저축은행 문을 다시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지난해 말까지 영업정지 조치를 유예받은 네 곳에 대한 검사가 총선 무렵으로 연기된 만큼 또다시 퇴출 바람이 불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업계가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아직 구조조정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