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록매체 상승률 가장 낮아
- 스마트폰 요금 등도 하락

고물가로 서민 가계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지난해 가장 물가가 크게 뛴 품목은 고춧가루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지수 산출 때 통계를 내는 품목은 480여 개이며 전체 물가상승률 4.0%를 기록한 지난해 개별 품목의 상승률 분포는 '50.6∼-25.6%'였다.

8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의 '품목별 소비자물가상승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품목은 고춧가루로 전년보다 50.6%나 치솟았다. 이어 ▷콩 43.7% ▷부엌용 용구 42.9% ▷오징어채 40.9% ▷마른 오징어 37.5% ▷고교 교과서 36.6% ▷장갑 31.3% ▷오징어 29.1% ▷소금 28.6% ▷돼지고기 28.1%가 뒤를 이으며 '상위 10대 상승 품목'에 올랐다.

고춧가루는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로 작황이 나빠졌으며 돼지고기는 구제역 여파로, 소금은 일본 원전사고로 사재기 열풍이 분 탓이 컸다.

또 ▷고구마 27.9% ▷복숭아 27.2% ▷혼식곡 26.4% ▷고등어 25.9%의 상승률이 높았다. 최근 폭락세를 보인 국산 쇠고기는 사육 과다로 9.7%나 떨어진 반면 서민들의 주요 외식 품목인 삼겹살은 14.9%나 올랐다.

교육비도 대폭 올랐다. 학원비는 수요가 많은 고등학교 학원비 상승률이 4.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초등학교(3.9%), 중학교(3.2%) 순이었다. 참고서는 초등학교가 8.3%로 가장 높았고 중·고등학교는 각각 1.8%, 1.6%였다. 수업료 등 납입금은 유치원(3.3%)을 중심으로 올랐으나 고교 납입금은 특성화고교 수업료 면제 등의 조치에 따라 큰 폭(-14.4%)으로 내렸다.

지난해 정부와 해당 업계에서 가격 인하를 지속적으로 시도했던 스마트폰 이용료 -0.5%, 금융수수료 -4.4% 등은 전체 물가상승률을 크게 밑돌았다.

가격 상승률이 가장 낮았던 품목은 기록매체(외장하드 등)로 25.6% 떨어졌다. 이어 ▷파 -20.0% ▷시금치 -19.5% ▷생강 -18.4% ▷배추 -18.3% ▷무 -17.9% ▷상추 -17.8% ▷학교급식비 -17.6% ▷양상추 -17.4% ▷피망 -16.4%이 상승률 하위 '10대 품목'에 등재됐다.

한은 관계자는 "어느 품목이 가계에 가장 큰 부담을 줬는지는 품목별 가중치가 달라 쉽게 알 수 없지만 대체로 가격 상승률이 높은 품목이 물가 체감 정도에 미친 영향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