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부터 종묘 방류 등 수산자원 조성을 전담할 수산자원사업단의 본부 소재지가 대전 또는 충남 등 내륙으로 결정되면서 수산 홀대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부산 북구 구포동 낙동강에서 국립수산과학원과 부산시 관계자들이 토종 잉어와 붕어 치어(어린 고기)를 방류하는 모습. 국제신문DB

수산자원사업단(이하 사업단)의 본부 입지가 대전·충남 지역으로 결정됨에 따라 국내 해양수산 중심지인 부산의 위상이 또다시 큰 타격을 입었다. 부산 영도 동삼혁신지구 내 이전이 예정된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을 다른 검역·검사기관과 합쳐 경북 김천에 통합 본청을 두려는 농림수산식품부 계획이 추진되는 데 이어 수산조성분야 전문기관까지 다른 지역에 내주는 꼴이 됐다.

사업단은 수산자원 관리·회복 등을 전담하는 정부 출연 민간기관으로 ▷인공 어초, 바다 목장, 바다 숲, 종묘 방류 등 자원조성 ▷수산자원관련 기술개발과 입지·생태조사 등 연구 ▷총허용어획량(TAC) 조사와 기후 온난화 관련 지원 ▷수산자원 브랜드화 ▷정부 및 지자체의 위탁·대행 사업 등을 수행하는 역할이다. 사업 수행과 관련된 연간 예산은 600억~150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단의 이 같은 업무 영역과 특성을 고려할 때 본부 입지는 부산이 최적지라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유일의 정부 수산연구기관인 국립수산과학원이 부산 기장군에 있는 점과 두 기관 간 연구분야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하면, 사업단의 중추기능은 부산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또 부산이 국내 수산 메카인 데다 사업단의 명분과 실리 면을 고려할 때에도 본부 입지는 내륙지가 아닌 부산이 타당하다고 지역 수산업계와 수산과학원 연구원 등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가 사업단 본부 유치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산과학원 본원의 한 연구원은 "사업단 출범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부산시가 부지(장소) 제공 등 본부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했어야 옳았다"면서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사업단 본부를 동삼혁신지구 조성 계획에 추가하는 등의 가시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사업단 본부가 대전 또는 충남에 건물을 임차해 사용할 계획인 점을 고려할 때 부산시가 사업단의 법인 설립등기(오는 11월 18일 기한) 이전까지 부지 제공과 예산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적극 제시한다면 부산 유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법인 정관은 상황에 따라 내용이 변동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사업단 유치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업단) 정관에 본부 소재지가 대전·충남 지역으로 명시됐다고 해서 그것이 항구적인 입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그동안 사업단 유치를 위해 정부를 상대로 물밑 작업을 벌여왔지만,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과 식물·수의과학검역원을 합쳐 경북 김천에 통합기관 본청을 두려는 농식품부의 계획과 맞물리면서 사업단 입지 결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산물품질검사원 본원의 입지 방향이 조만간 결정될 것인 만큼 이와 연계해 사업단 유치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수산물품질검사원의 기본설계비 등 지난해 예산의 이월 기한이 임박해 다음 달 초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입지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부산시 해양농수산국 관계자는 "수산물품질검사원 본원을 영도 동삼혁신지구로 이전하는 것이 최종 확정되면, 수산물품질검사원 청사(신축 계획) 건물의 층수를 더 높이는 방안으로 사업단 본부를 부산에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산자원사업단

지난 5월 17일 수산자원관리법이 개정·공포됨에 따라 바다 목장 조성이나 인공 어초 설치 등 수산자원을 조성, 관리하는 사업을 전담하는 민간기구를 말한다. 조직은 본부와 동·서·남해 3개 지사로 구성된다. 정규직 120명과 총허용어획량(TAC) 조사요원(비정규직) 70명 등 모두 190명으로 출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