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발표한 '8·29 대책'이 부산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본지 지난달 30일자 1·2면 보도)이 현실화되고 있다. 빚을 더 낼 수 있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의 직접 수혜 대상인 수도권에서도 매매가와 경매 낙찰가율 모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5일 부동산포털 '부동산 114'에 따르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부터 닷새 동안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0.02% 내려 전주(8월 23~27일)의 변동률(-0.03%)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부산은 0.08% 올라 여름 비수기인 ▷8월 1~6일 0.09% ▷8월 9~14일 0.12% ▷8월 16~21일 0.15% ▷8월 23~28일의 0.13%보다 상승률이 오히려 둔화됐다. 경남과 울산도 보합세를 유지하며 별다른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았다.
정부가 DTI를 사실상 폐지하면서까지 '부양'을 노렸던 수도권에서도 관망세가 뚜렷했다. 서울은 -0.03% 내려 27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역시 0.02% 떨어졌다. 부동산114 이영래 부산지사장은 "정부가 아무리 대출을 받아 집 사라고 해도 더 떨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어야 집을 산다"면서 "과거처럼 정부의 인위적인 경기 부양책이 매매가 상승으로 연결되던 시대는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의 또 다른 지표인 경매 낙찰가율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경매전문사이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30~31일 이틀간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76.9%를 기록해 지난달 1~29일 평균(75.9%)과 엇비슷했다.
같은 기간 부산의 경우 낙찰가율은 98.2%에서 100.5%로 소폭 상승했지만 낙찰률은 73%에서 70%으로 3%포인트 하락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7명에서 5.6명으로 오히려 1.4명 줄어 들었다.
영산대 서정렬(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따로 노는 탈동조화(decoupling) 현상이 강한데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수도권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수도권은 여전히 집값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심리가 지배적이어서 8·29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 미지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