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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지원없이 고군분투 … 선박금융 유치로 숨통터야

[창간 63주년 특집] 금융중심지 부산 - 1년 7개월 성과와 과제

  • 최현진 기자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  |   입력 : 2010-08-31 20:56:44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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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생상품 기관 유치 잰걸음
- 법인세 감면 등 제도 뒷받침
- 국제금융연수원 설립 주장도
- 외국인 맞춘 생활여건 조성을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지 1년 7개월이 지났다. 지지부진하다는 평가 속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부산이 단기간에 금융중심지로 발전하기 위해 규제 개혁, 인력 양성, 시설 확충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전문가들은 단계별 전략과 구체적 실천계획으로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산국제금융센터 첫 삽

2013년 6월 완공 예정인 부산진구 문현동 금융중심지 조감도. 가운데 가장 높은 건물이 금융중심지의 상징인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이다.
용역 착수 10개월 만인 지난 6월 마스터플랜 최종 용역 보고회를 가짐으로써 금융중심지의 밑그림을 완성했다. 앞서 지난 5월 11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복합개발사업의 첫 삽을 떴다.

선박금융 관련 기관 유치와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이 잇따랐다. 지난 1월에는 금융중심지 지정 이후 처음으로 국내 선박펀드 최대 운용사인 한국선박운용(주)이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선박금융은 이에 따라 지난 4월 초 부산상의 10층에 부산사무소를 개설하고 내년 부산에 자회사(선박 관련 캐피탈사)를 설립한 다음, 2013년 BIFC 복합개발이 완성되면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지난 3월에는 선박금융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한국선주협회·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11월 말 완료를 목표로 은행 설립을 위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파생상품 관련 기관 유치를 위한 발걸음도 빨라졌다. 지난해 9월 탄소배출권거래소 부산유치위원회를 출범해 지난 4월 7일 한국거래소와 탄소배출권 거래소 유치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어 세계 최대 탄소배출권거래업체인 프랑스 오베오사와 지난 5월 31일 업무협조 양해각서를 맺었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경영전문대학원(MBA)이 없는 부산에 선박금융 인력을 양성하고자 부산시는 해양대와 협의를 벌이고 있다. 해양대는 지난 6월 선박금융전문대학원 설립 인가 신청서를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했다.

외부 금융기관을 유치하기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도 성과를 거뒀다. 부산금융중심지에 신설하는 기업에게 소득세와 법인세를 3년간 면제하고, 향후 2년간 50% 감면하는 조세특례법이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했다. 금융기관 유치에 필요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규정을 담은 '금융중심지 조성과 발전법'은 지난 6월 국회 정무위를 거쳐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의 의지 부족으로 내년 금융중심지 조성 지원 예산이 삭감된 것과 해양대가 신청한 선박금융전문대학원 국비 지원이 보류된 점 등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금융중심지 사업의 핵심 사업인 BIFC 완공이 계획보다 6개월 늦어진 2013년 6월로 연기돼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한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선박금융 기능 부산 집적이 우선

금융 전문가들은 부산금융중심지가 발전하려면 마스터플랜에서 도출된 5개 부문 30개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국내 주요 금융기관의 선박금융기능 부산유치 등 단기 핵심과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단기 핵심과제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의 선박금융 기능 부산 유치 문제다. 이는 부산이 해양 특화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만큼 정부의 정책 금융 기능이 부산으로 이전해 관련 민간기관을 유치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선박금융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들 두 기관이 한 해 선박금융에 투입해 운용하는 자금은 15조5000억 원에 달했다. 총 26조 원 가운데 60%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높다. 실천방안으로는 현 부산지점의 기능을 선박금융 중심으로 강화하거나 본부 선박금융부서를 아예 부산으로 이전시키는 방안 등 여러가지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형식은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지만 부산에 설립되는 기관이 자체 자금 집행 권한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는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 의사 결정 권한이 없으면 부서 기능을 옮겨와도 껍데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조세 감면과 우대 조치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은행 부산본부 서영식 기획조사실장은 "외국투자자와 입주기업에 대한 조세 감면과 우대 조치를 더욱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그들을 유인할 수 있다"며 "문현금융중심지를 한글과 영어 공용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외국인 눈높이에 맞춘 생활여건 조성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산이 해양과 파생 분야 금융중심지가 되려면 전문 인력을 육성할 국제금융연수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부산대 무역국제학부 김창수 교수는 "부산시는 국제영화제를 유치하면서 영화 볼모지에서 단기간에 성공을 거둔 것처럼 세계적 수준의 국제금융연수원을 설립해 운영한다면 금융 전문인력이 부산으로 모여들어 금융중심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

- "카이스트MBA 부산분원 설립 검토"
- 청사진 조기 수립이 성공 열쇠
- 이전 공공기관 연계사업 고민을

"연내 부산시를 비롯한 모든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개최해 부산 금융중심지의 성공적 조성을 위한 방안을 찾을 겁니다."

금융위원회 권혁세(사진) 부위원장은 부산 금융중심지 성공을 위한 본지 인터뷰에서 "부산 금융중심지 성공을 위해서는 청사진부터 빨리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금융위는 내년에 재수립해야할 금융중심지 발전계획에 담을 금융중심지 마스터플랜 용역을 금융연구원에서 의뢰해 진행 중이며 연말께 결과가 나온다. 이 마스터플랜에는 부산시가 이미 수립한 부산 금융중심지 계획 등도 포함된다.

권 부위원장은 "그동안 금융중심지 조성을 위한 청사진이 없어 총력전을 펼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청사진이 마련되면 내년부터 금융중심지 조성에 금융위가 기획재정부와의 예산관련 협의에 나서는 등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권 부위원장은 "부산 금융중심지 인력양성을 위해 카이스트MBA 부산 분원설립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권 부위원장은 "금융은 기본적으로 인력이다. 부산 금융중심지도 인력의 50%는 자체적으로 길러야 한다"며 "부산시가 협의를 요청하면 부산시, 카이스트, 금융위, 교육과학기술부 등 유관부처와 이 문제를 논의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권 부위원장은 그동안 부산 금융중심지 조성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결여됐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부산 금융중심지 성공을 위한 전략도 쏟아냈다.

그는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금융 공공기관들이 2012년까지 부산에 내려간다. 이들 기관과 연계할 금융인프라 사업이 무엇이 있는지 부산시가 지금부터 고민해야 하고 이 같은 계획이 발전계획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부위원장은 부산 금융중심지 정책에 대한 정부홀대 여론에 대해서는 "금융위는 부산에 있는 한국거래소(KRX)에 탄소배출권거래소가 설립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고, 2012년까지 금거래소도 KRX에 설치되도록 했다"며 반박했다.

다만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금융위 역량이 위기극복에 집중돼 금융중심지 정책이 동력을 못받은 측면은 있다"고 말했다. 권 부위원장은 "부산의 선박금융 특화전략에 대해 정부도 공감하며 정책적 지원을 해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 김형양 부산시 경제본부장

- "지정만 해놓고 나 몰라라 … 정부의 직무유기"
- 선박건조 중심 울산·경남 연대
- 철저한 논리개발로 공감대 형성

정부는 금융중심지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의 몫이라는 입장이고, 부산시는 정부가 지정한 만큼 그에 따른 지원을 해달라고 하는 동상이몽이 금융중심지 발전의 걸림돌이다."

부산금융중심지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부산시 김형양 경제산업본부장은 30일 부산 금융중심지 사업이 발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한 가지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 본부장은 "두 추진 주체의 인식차가 가장 큰 난제"라며 "시는 지역민들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내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이 파악하고 있는 현 정부의 시각은 '동북아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금융중심지사업에서 정부의 역할은 특정 지역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과 관련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어서 금융기관 유치 등은 지자체가 알아서 해야 할 일이다'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의 선박금융 부문을 부산에 배치하는 문제를 단기 과제로 삼아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유럽지역 주요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홍보에서도 최고경영자(CEO)들은 지점 설치의 선결조건으로 국내 선박금융기능의 부산 집적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부산을 해양금융 중심지로 선정한 만큼 선박금융의 정책적 부문을 먼저 부산에 집적시키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며 "앞으로 이를 유치하기 위한 철저한 논리 개발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박 건조 중심지인 경남·울산과 함께 동남권 차원의 힘을 모으겠다는 복안도 내놓았다. "울산·경남과 함께 부산을 선박금융의 중심지로 발전시키면 동남권 차원에서도 선박 관련 산업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세종시에 대해 관련 법에 따라 정부가 단계별 계획을 수립해 사업을 추진하듯이 금융중심지 조성·발전법에 따라 지정된 금융중심지 사업도 정부가 3년마다 기본 계획을 세워 사업을 착실히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며 "부산시에만 맡겨 놓으면 직무를 방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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