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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서 본 한국경제] 부패국가 틈새시장 뚫으면 돈벌이 짭짤

러시아, APEC 정상회담 준비

한국기업들 정부사업 수주 실패

러 기업 하청, 中企에 큰 기회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5-19 20:14:02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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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러시아 APEC 총회 개최 예정지인 블라디보스토크의 루스키섬으로 이어지는 연륙교가 건설되고 있다. 총 길이 3㎞의 이 다리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주탑( 322m)과 긴 주탑 간 거리(1104m)를 자랑하는 사장교이다.
부패한 나라에서의 기업 활동은 장애물 투성이다. 가격과 기술력에 의해 좌우되는 시장 논리가 거의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패가 만연한 국가에서 공통적인 점은 정부 고위직이 직접 이윤을 챙기는 기업을 운영하거나 자신의 친·인척 명의의 회사를 만든다. 그리고 정부가 발주하는 대규모 사업을 수주해서 직·간접적으로 이익을 챙기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노골적인 정경유착 구조에서는 외국계 기업이 발붙이기 힘들다. 왜냐하면 실력을 갖춘 외국계 기업이 들어오면 부패 공직자의 이득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CIS(독립국가연합), 동·서남아시아에 그런 나라가 많다. 그러면 부패가 만연한 나라라고 해서 우리는 그 시장을 포기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틈새가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출장길에서 본 우리 기업들의 활동을 통해 그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는 2012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앙정부로부터 54개의 프로젝트에 188억 달러의 자금이 투하되고 있다. 국제회의장, 도로, 호텔, 공항, 발전소, 해상교량, 상하수도 등 우리 기업이 눈독을 들일만한 사업이 많다. 사업도 다양하고 규모도 만만찮다.

그래서 초기에 우리 기업들은 욕심을 크게 부렸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 발주처로부터 바로 수주를 따서 원청사가 되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전적으로 정부가 발주하는 사업을 외국계 기업에 내어줄 리가 만무하다. 이권을 뺏기기 때문이다.

큰 시행착오를 거친 우리 기업들은 방향을 선회해서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특정 부문 시공 또는 중장비, 자재납품에서 돈을 벌고 있다. 러시아 기업의 하청 및 자재납품 방식을 통해 목돈은 아니지만 실속 있는 돈벌이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페인트, 파이프, H빔 등 각종 건설 자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에 오히려 큰 기회가 되고 있다.

부패가 만연한 나라. 문호는 열려 있지 않지만 비집고 들어갈 틈새는 분명히 있다. 영리한 중소기업의 틈새 공략을 기대해 본다. 그것이 성공하면 선진국에서보다 더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이윤을 보장한다.

이성권 코트라 상임감사 lsksm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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