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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서 본 한국경제] 탄탄한 기술, 그러나 독자적 '브랜드 파워' 없으면 허망

OEM 생산·수출 기업 경승무역·젠 한국…고생 비해 실속 적어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2-24 20:04:34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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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도자기회사 '젠 한국'에서 현지 직원들이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공장을 짓고 설비를 갖추고 노동자를 고용해서 제품을 생산한 기업이 돈을 많이 벌까. 아니면 제품을 만들도록 주문(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을 하고 브랜드(상표)를 붙여 파는 회사가 돈을 많이 벌까. 전자는 고생은 많이 해도 돈은 적게 번다. 반면 후자는 앉아서 돈을 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두 개의 한국기업 생산라인을 돌면서 '감탄'과 '분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두 회사는 세계 최고 브랜드에 OEM 생산·수출을 하는 의류회사 '경승무역'과 도자기회사 '젠 한국'이다.

꽃보다 '기술'이 아름답다고 하면 과언일까. 꽃은 자연이 만들지만 제품은 인간이 기술로 만든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우리 기업들은 모든 것을 투자하고 있었다. 제품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고 현지법과 제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그리고 생산과정에서의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선진적이면서도 근로자 친화적인 노무관리를 하고 있었다. 생활환경이 열악한 동남아까지 와서 고생하며 돈을 벌고 있는 우리 기업들을 보면서 '감탄'을 넘어 아름답다고 느낀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진정 애국자라 칭송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으로 그 '고생'과 '기술'만큼 돈으로 연결되지 않음에 '분함' 또한 느꼈다. '경승무역'에서 생산된 의류는 미국의 유명 브랜드인 ANN TAYLOR, GUESS, GAP 등으로 전량 납품된다. 그런데 납품가는 28~30달러인데 반해 미국시장에서의 판매가는 150달러 이상이다.

'젠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의 LENOX, 프랑스의 ARC, 독일의 Villeroy&Boch, 이탈리아의 Cislaghi 등 세계 최고 브랜드로 납품되는데 납품가는 판매가의 4분의 1에 미치지 못한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다. '브랜드 파워(상표 경쟁력)'가 약한 우리 기업의 현실이다.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하기도 하지만 브랜드 자체를 구매한다. 우리 중소기업은 분야에 따라서는 OEM을 통해 세계 최고 브랜드를 먹여 살릴 정도로 생산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진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앞으로는 '독자적인' 브랜드 파워를 키워야 한다. 이제 실속을 차리자. 직접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공략과 마케팅에 나서도록 하자.

이성권 코트라 상임감사 lsksm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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