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롯데월드, 해운대관광리조트, 월드비즈니스센터 등 100층 넘는 건축물만 현재 3곳 추진 중
- 동부산관광단지에 명지비즈니스도시, 가덕도 개발까지 랜드마크 소재 충분
- 산복도로 등 명물에 역사·문화적 상징성 자연스레 녹이면 세계의 명소로 경쟁력 있어
프랑스 파리 하면 에펠탑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미국 뉴욕은 랜드마크인 자유의 여신상이 연상된다. 호주 시드니에는 오페라하우스가 있다. 그러나 국제도시를 지향하며, 인구 360만 명이 사는 부산에는 이렇다 할 랜드마크가 없다. 광안대교나 해운대해수욕장, 자갈치 등을 부산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꼽을 수는 있으나 2% 부족한 게 사실이다. 국가 간 경쟁 시대를 지나 도시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대에 부산을 상징할 수 있는 랜드마크는 도시 브랜드 향상을 위해서도 필수다.
■부산 랜드마크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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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부산롯데월드, 해운대관광리조트, 월드비즈니스센터 |
부산에서 현재 추진 중인 100층 이상 초고층 건축물은 3개다. 한국형 테마파크와 운동 휴양시설이 들어설 동부산관광단지나 가덕도 개발, 명지국제비즈니스도시 조성 등 큼직한 프로젝트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운대관광리조트와 부산롯데월드 등은 수조 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다. 들어서는 입지도 부산의 요지다. 사업의 성공 여부에 따라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충분히 떠오를 수 있다는 평가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김효영 투자유치본부장은 "세계적인 도시를 방문해보면 알려진 랜드마크가 최소한 10개는 된다"고 말했다. 파리를 예로 들면 에펠탑뿐만 아니라 몽마르트르 언덕이나 개선문 노트르담성당 등이 랜드마크로서 파리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어우러지면서 파리는 문화와 예술 관광의 세계적인 중심도시로 우뚝 섰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부산은 어떨까. 광안대교와 불꽃놀이를 합쳐서 하나의 테마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총연장 18.38㎞의 인천대교가 개통됐다. 인천대교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긴 다리로 등극하면서 광안대교의 상징성은 조금 퇴색됐다. 한 해 1000만 명이 찾는 해운대해수욕장도 좋은 후보다. 그러나 주변의 난개발로 여름 한철이 아니면 부산의 대표선수라고 하기에는 다소 민망한 게 사실이다.
때문에 최근 부산에서 추진 중인 초대형 프로젝트가 도시를 대표할 만한 랜드마크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관 보존이나 특혜 등 논란이 불거지고 있으나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부산다움 찾는 게 랜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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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의 랜드마크 '에펠탑' |
부산의 랜드마크를 세우자는 논의는 끊임없이 있었다. 해운대구 동백섬과 남구 이기대 공원을 잇는 해상 케이블카를 만들자는 계획이 지난 2007년 검토됐다. 멀게는 1990년대 논란을 불렀던 인공섬 조성안까지 주로 거대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환경훼손이나 특혜 등 시빗거리만 되다 좌초했다.
영산대 서정렬(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부산의 랜드마크가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먼저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개념 재정립이 필요하고, 외부에서 얘기하는 부산다움과 부산 지역 안에서 공감하는 부산다움의 차이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초고층 등 거대 프로젝트의 경우도 상업성 확보와 함께 부산다움을 녹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를 통해 펴낸 '도시는 브랜드다'라는 제목의 저서에서 부산을 가장 상징할 수 있는 랜드마크 후보로 산복도로를 꼽았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형성된 산복도로의 이미지를 도시의 브랜드로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랜드마크는 부산다움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며 "지역에서 눈에 띄게 두드러지는 건축물이나 사물 만이 아니라, 지역을 대표하는 역사적 문화적 상징성을 갖고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형찬 부산시 도시경관기획단장은 "도시의 미래를 짠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랜드마크가 반드시 건축물일 필요는 없으며 시설물 명품거리 마을 등 공간적인 차원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세계 대표적 랜드마크는
- 버밍엄 셀프리지·베이징 798예술구·도쿄 록본기 힐즈·타이베이 101
- 도시를 바꾼 활력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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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리마루와 광안대교 |
런던에서 북서쪽으로 약 200㎞ 떨어진 버밍엄은 산업혁명을 거치며 영국 제2의 도시가 됐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버밍엄은 주력산업이던 철강업이 몰락하면서 쇠퇴의 길을 걸었고, 도시 전체는 슬럼화했다. 버밍엄이 새로운 도시로 거듭난 것은 재래시장에 재개발로 들어선 독특한 외관의 '셀프리지 백화점' 때문이다. 셀프리지 백화점은 1만5000개의 둥근 알루미늄판으로 유선형의 외관을 장식하는 등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지난 2003년 개관 첫해에 3000만 명이 찾았을 정도다. 이제는 국회의사당(빅벤) 런던아이와 함께 영국의 3대 랜드마크로 통한다.
일본 도쿄의 록본기 힐즈도 도심 재개발을 통해 랜드마크를 창조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록본기 힐즈는 사업 구상에서 시공, 완공까지 17년이 걸렸다. 특히 54층짜리 모리타워에는 미술관을 비롯하여 문화센터 등이 입주해 있고, 문화적 콘셉트가 돋보이는 건축물로 알려졌다. 슬럼화하던 도쿄 도심은 록본기 힐즈가 들어서면서 하루 10만 명 이상이 찾는 명소로 거듭났다.
지난 2004년 개장한 '타이베이 101'은 대만의 랜드마크다. 508m짜리 초고층 빌딩으로 약 1만 명이 근무하고 있다. 당초 66층짜리 쌍둥이 빌딩으로 계획됐으나 천수이볜 전 총통이 타이베이 시장 재직 시절 대만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세계 최고층 빌딩을 짓자고 제안해 태어났다. 한동안 적자에 시달렸으나 최근 중국은행 등 본토의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창조적 발상으로 도시 랜드마크를 만든 사례는 이 외에도 많다. 도시를 대표하는 초고층 빌딩뿐만 아니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같은 문화적 상징물, 명품거리나 마을 등 공간도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 미술관 화랑이 밀집해 있고 문화행사가 끊이지 않는 베이징 다산쯔의 '798예술구' 등이 변신에 성공한 좋은 예다.
국내에서는 2014년 완공 예정인 인천타워가 주목을 끈다. 지난해 말 기공식을 가진 151층 건물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인천타워는 총건축면적 52만여 ㎡, 높이 610m로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업무시설과 호텔, 주거시설 등이 들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