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동북아 제2허브공항(신공항) 입지 선정을 정치가 아닌 경제적 논리로 해결해야 한다고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을 제외한 동남권과 전남지역 경제계가 정치적 성격이 짙은 '밀양 지지' 모임을 추진해 파문이 일고 있다.
1일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부산을 제외한 경남 울산 대구 경북 전남 등 5개 시·도 25개 상의 대표들은 4일 오전 밀양시청에서 모임을 갖고 신공항 후보지로 부산 가덕도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밀양 지지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들 5개 시도 상의 대표들은 동남권 경제를 수도권 못지않게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밀양에 신공항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밀양 모임은 이 대통령이 최근 신공항 입지 선정 기준과 관련, '경제적 논리'를 강조한 뒤 곧바로 이어진 것이어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이 모임이 결국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앙 정부 및 정치권에 밀양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무언의 정치적 압력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제3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포럼 참석차 부산을 방문, 지역 인사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신공항 입지 문제에 대해 "정치적인 논리를 배제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경제 논리에 따라 선정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시도 지사들이 지방선거를 의식해 정치적인 논리로 접근하고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도 이를 도와주면서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가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밀양 모임 소식이 전해지자 부산 경제계는 이 대통령 '부산 발언'에 대한 환영 성명을 내며 타 시·도 경제단체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부산상의는 1일 '신공항 입지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판단과 결단에 대한 환영 성명'에서 "신공항 입지가 정치적 논리로 결정될 것이라는 우려를 일시에 불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방향이 제대로 제시됐다"고 평가했다. 부산상의는 또 "신공항은 단순한 지역발전 차원이 아니라 늘어나는 물류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처함으로써 동남권을 국가발전의 새로운 축으로 성장시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백년대계"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나라당 부산 울산 경남 정치권은 '불개입 원칙'을 밝히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김기현 울산시당 위원장은 "신공항 문제는 남강댐 문제와 같이 정치권이 손을 대면 지역 간 갈등이 더욱 증폭된다"며 "현실적으로 서로 양보를 하거나 타협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경제논리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