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을 대비하기 위해 돈줄을 조이는 '출구전략'(exit strategy) 의 시기와 방법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출구전략 실행에 대한 검토에 본격 착수,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출구전략의 핵심인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7개월째 2.0%로 동결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금융완화 강도가 상당히 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가 내려가고 올라가는 것으로 완화나 긴축을 말할 수 없다"면서 "경우에 따라서 기준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완화상태라고 판단할 수 있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가격 상승 등 주택시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불안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은은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현행 10조 원에서 그 이하로 낮추는 방안 ▷현재의 지급준비율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지준율은 은행이 고객의 예금 중 얼마를 한은에 예치해 놓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비율이 높아질수록 은행의 대출 여력은 줄어든다.
또 한은은 경쟁입찰방식 외환스와프 거래를 통해 시중에 공급한 102억7000만 달러는 지난달 9일 모두 회수했다. 한미 스와프협정을 통해 지난 1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로부터 수혈받은 163억5000만 달러 중 46억 달러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상환됐으며 다음달에는 잔액이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 외환시장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내년 2월 1일 만기인 한미 스와프 협정은 재연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올해 6월 말로 예정됐던 은행채무 지급보증 시한을 연말로 연장했지만 추가연장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한 중소기업 유동성지원프로그램(패스트트랙), 만기연장 조치 등도 연말로 종료할 계획이다.
지난 4, 5일 런던에서 열린 선진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담에서 출구전략이 처음으로 논의된데 이어 오는 24, 25일 미국 피츠버그 G20정상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주요 의제로 올라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제16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아직 출구전략은 이르다고 본다"며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주요국가 협의 과정에서도 출구전략은 내년 상반기에나 검토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