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출구전략 시기상조론을 공개적으로 밝힘에 따라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의 시행 시기는 당초 빠르면 올 4/4분기에서 내년 상반기로 넘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6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회복 초기의 징조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환자도 회복 초기에 더욱 신중하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재계에서 보다 더 희망적으로 과감하게 나아갈 필요가 있으며, 그래야만 회복기 이후에 한국경제가 시기를 놓치지 않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아직도 출구전략은 이르다고 본다. 다음달 말 피츠버그 G20(선진 20개국) 정상회의에서는 이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 주요 국가 협의 과정에서도 출구전략은 내년 상반기에나 검토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그동안 보여온 정부의 출구전략 시기상조론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최근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시장이 달아오를 조짐이 뚜렷한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출구전략 시행시기를 둘러싼 시장의 혼선을 최소화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이코노미스트클럽 초청 강연에서 출구전략과 관련해 "현 단계로서는 언제 실행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조"라면서 "현재 부문별로 준비는 하고 있으며 출구전략 논의가 시장에 시그널을 주기 때문에 시장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지난 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열린 국제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도 "확실한 경기 회복을 이룰 때까지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출구전략 시점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도 출구전략이 불필요하다는 게 아니라 국내외 경기 회복력과 속도를 본 뒤 시행시기를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출구전략의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또 출구전략이 시행되더라도 경제 상황을 고려해 단계별로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대우증권은 정부가 발표한 '8·25 세제 개편안'에 대해 재정 부문에서의 '출구' 마련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고유선 연구위원은 오는 2012년까지 약 10조5000억 원의 세수 증대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의 배경에 기업 이익 호조와 경기 회복이 기업과 가계 부문의 세수 부담을 상충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