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10%를 넘어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다 시중에 풀린 돈은 여전히 많아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물가안정을 위해 정부로서는 풀린 돈을 걷어야 하는 형편이지만 이럴 경우 경기침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생산자 물가 10년 만의 두자릿수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총지수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0.5% 올랐다. 이는 1998년 11월의 10.9%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총지수 상승률은 3월 6.0%, 4월 7.6%, 5월 9.0% 등 매달 높아졌다. 그나마 이는 통계기준 연도가 조정된 데 따른 것으로 종전 기준으로 하면 상승률은 12.5%나 된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특히 공산품의 상승률이 15.2%에 달해 98년 7월(15.8%) 이후 가장 높았다. 전력·수도·가스는 4.4%, 서비스도 2.3% 올랐다.
품목별 전월 대비 상승률을 보면 복합비료 69.9%, 요소비료 66.9%, 보조사료 20.1% 등이 폭등, 농민들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엔진오일 22.6%, 제트유 19.8%, 부탄가스 8.7%, 등유 7.2% 등 석유제품의 오름세도 계속됐다. 밀가루 5.9%, 비스킷 4.4% 등도 일제히 올라 가계부담이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면서 "이번 달뿐 아니라 다음달 물가도 우려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유동성 어찌하오리까
시중 유동성도 고삐가 풀렸다. 한은의 '5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을 포함한 광의의 통화(M2·평잔 기준)는 작년 같은 달보다 15.8% 증가했다. 이는 지난 1999년 6월의 16.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M2 증가율은 지난 1월 12.5%, 2월 13.4%, 3월 13.9%, 4월 14.9% 등으로 한 달도 거르지 않고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2년 이상 정기예·적금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 증가율도 전달보다 0.4%포인트 상승한 13.1%를 기록했다. 이처럼 시중의 유동성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이유는 기업 및 가계 대출이 계속 증가한 데다 2년 미만 정기예적금과 머니마켓펀드(MMF) 등 수익 증권에 돈이 계속 몰린 탓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대출이 꾸준히 늘었지만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되면서 해외부분으로 통화가 많이 빠져나가고 있어 6월에는 5월보다 유동성 증가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