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업체 삼덕통상은 최근 개성공단으로 원자재를 운반하는 택배회사가 유가상승을 이유로 물류비를 20% 인상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부산에서 가공한 원자재를 개성공단까지 싣고가 완제품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으려면 택배회사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다.
산업현장은 유가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업체들은 물류비는 물론 산업활동 과정에 사용되는 모든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에너지 비용을 줄이지 않고는 늘어나는 원가부담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생산비용을 줄여라
특수고무제조업체 M사는 최근 생산라인 일부를 중국 현지공장으로 아예 옮겼다. 중국시장 선점을 위해 전략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품목의 생산라인을 옮길 계획이었으나, 국내 기업환경이 악화돼 시기를 앞당겼다. 대신 국내에서는 연구개발(R&D)에 더 신경을 쓸 계획이다.
단조업체 P사는 최근 연료비를 줄이기 위해 공정방법을 개선했다. 단조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가열 횟수를 줄이는 핫차지 공법을 개발,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단조업체인 현진소재는 연료비 절약을 위해 생산설비의 업그레이드를 서두르고 있다. 철을 데우는 단계에서 에너지 소모가 많은 단조업체의 특성상 열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것. 현진소재 관계자는 "앞으로 신축 공장에는 모두 첨단 설비를 갖출 예정"이라면서 "이렇게 하면 에너지 비용 30%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절약만이 살길이다…고육책 비상
백화점 대형마트 등 전력 사용이 많은 업체들은 에너지 절약책 마련에 나섰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지난달부터 매주 월요일을 '백화점 작업 없는 날'로 정했다. 이날은 매장 상품 교체 및 시설보수 작업을 하지 않는다. 매일 오후 8시 폐점 후 새벽까지 매장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전력 손실이 컸다. 또 부산본점 동래점 센텀점의 매장 조명을 800룩스에서 400룩스까지 낮췄다. '에너지 절감 태스크포스(TF)팀'도 구성해 매주 에너지 절약 아이디어 회의를 열고 있다.
부산은행 경남은행 등 금융기관들 역시 사무실 내 노타이 차림 근무, 저층 걸어다니기, 컴퓨터 모니터 끄기 등 '쿨 비즈' 운동을 펼치고 있다.
고유가를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는 기업도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SM5와 QM5 구입자에 대해 기름값으로 각각 55만 원과 50만 원을 제공하고 있다. 사실상 할인해 주는 셈이다. 르노삼성은 또 앞으로 출시되는 차량의 연비 개선을 위해 전체 중량을 줄이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