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름값이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서면서 가계 등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휘발유 기준으로 ℓ당 판매가격의 60%에 육박하고 있는 유류세를 내려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으나 정부는 요지부동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기름값 폭탄 시대=27일 산업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주 무연 휘발유의 전국 평균 판매가는 ℓ당 1541.78원으로 한 주 전에 비해 3.58원 올랐다. 15주 연속 상승세다. 이에 따라 휘발유값은 사상 최고가인 지난해 8월 셋째 주의 ℓ당 1548.01원에 6.23원 차이로 근접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ℓ당 1611.48원으로 치솟았고, 부산은 ℓ당 1550.15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조사대상(전국 980개) 주유소의 평균 판매가일 뿐 고속도로 휴게소 내 주유소나 도심 주유소 등은 ℓ당 1600원을 넘어선 곳이 속출하고 있다.
경유값도 ℓ당 1240.12원으로 한 주 전에 비해 1.89원 상승했다. 경유값이 1240원 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9월 넷째 주에 1245.79원을 기록한 이후 8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지속 상승 전망=기름값이 치솟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른 때문이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산 원유는 지난 25일, 전날에 비해 소폭 하락한 배럴당 66.61달러에 거래됐다.
두바이산 원유는 지난해 8월 7일 배럴당 76.9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내림세로 돌아서 올 1월 한때 5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레바논 사태와 나이지리아 정정 불안 등으로 다시 급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에너지 전문가들 사이에선 배럴당 65달러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이지만 수급 악화 등 경우에 따라서는 하반기에 70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세금 인하 논란=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서는 국내 기름값이 국제 유가에 연동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기름값에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다는 게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역으로 세금을 낮추면 기름값 상승분을 상쇄할 수 있다는 얘기가 돼 인하 요구가 높다.
현재 휘발유 1ℓ를 주유할 때 정부가 가져가는 세금은 무려 879.84원(지난 2월 기준)으로 판매가의 60%에 육박한다. 이를 통해 정부가 거둬가는 돈은 연간 10조 원을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