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격언 중에 '경계심이 강할 때는 좀처럼 천장을 치지 않는다'라는 게 있다. 최근 우리 증시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우리 증시는 지난 23일까지 조정을 거부하며 위로만 내달렸다. 중국의 긴축정책 발표 등 악재를 호재로 바꾸는 재주도 부렸다. 그 결과 장중이긴 하지만 코스피지수는 1650, 시가총액은 900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24일 지수 전망치를 조정하고 나섰다. 현대증권은 1500~1690이던 전망치를 1600~1850으로 올렸으며, 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도 지수 목표치를 1800~1820으로 높였다.
하지만 증시엔 '시장 분위기에 취하지 말라'는 격언도 있다. 급변하는 게 시장인 만큼 조정 혹은 하락의 빌미가 될 수 있는 요인들을 냉정히 점검해 보라는 뜻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이 가장 큰 위협 요인이라는 데는 별반 이견이 없다. 중국 증시가 폭주를 멈추고 지난 2월 말처럼 폭락세로 돌변할 경우 올 들어 지수 상관계수(코스피 200지수와 상하이종합지수 대비. 기준치 100)가 94.82에 달할 정도로 심한 동조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우리 증시가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25일이 1차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증시는 24일이 석가탄신일 휴장이어서 그냥 넘어갔으나 세계 증시는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중국 증시 폭락 가능성 경고 발언으로 휘청거렸다. 그는 "중국 증시는 분명히 지속할 수 없으며 어느 순간에 급격하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최근 수급불안 우려와 레바논 사태 등으로 배럴당 65달러(텍사스산 중질유 기준)를 오르내리고 있는 유가도 증시 상승세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통상 유가가 상승 국면으로 전환되면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한 자금이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옮겨가는 경향이 강해져 증시는 조정 내지 하락이 불가피해진다.
상승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국내 요인으로는 금리의 지속적 상승, 원-달러 및 원-엔 환율 하락, D램 등 반도체 업황 악화, 국내 기업의 실적개선 미진 등을 들 수 있다.
증시 내부적으로는 지난 22일 현재 4조3000억 원을 넘어선 신용잔고가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신용잔고는 주가가 갑작스럽게 하락할 경우 증권사 돈을 빌려 투자하는 데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매물을 내놓게 돼 하락세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