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감천항 국제수산물류무역기지 조성사업이 곳곳에서 암초에 직면, 난항을 겪으면서 당초 계획대로 오는 2013년 완공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다른 수산시장과의 취급물품 중복에 따른 출혈경쟁 우려, 법·제도적 장치 미비, 부지 미확보 등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최근 부산발전연구원(BDI)에 의뢰, 문제 해결 방안 마련에 나섰다.
▲취급 물품 타 시장과 중복=4일 부산시에 따르면 총 1조5000억 원이 투자되는 국제수산물류무역기지 조성사업(1991~2013년)은 추진기반 확보(1단계·1999년 완료), 전략사업 육성(2단계·2008년까지), 국제수산물류무역기지 완성(3단계·2013년까지) 등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사업은 2단계 공영수산물도매시장 조성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이곳에서 취급할 물품 4개 부문 중 3개가 부산시공동어시장과 같은데다,심지어 함께 들어설 수산물국제교역센터(BIFEX·2008년중 가동)와도 취급 품목(국제물)이 겹친다.
공영수산물도매시장은 수입수산물과 원양물을 취급하면서 연근해물 위주인 부산공동어시장과 국제물 전문의 BIFEX 등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때문에 연근해물 위탁을 거부할 수 없는데다, 수입수산물 거래를 위한 종합보세구역 지정계획에 따라 BIFEX와 마찬가지로 관세 유보상태의 국제물도 위판해야 한다. 부산공동어시장은 지난 2001년부터 위판량 확대를 위해 수입수산물과 원양물까지 위판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공영수산물도매시장과 부산공동어시장, BIFEX의 무한경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때문에 시는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 최근 부산공동어시장 측에 감천항 국제수산물류무역기지로 옮겨와 연근해 수산물 거래를 전담하거나 공영수산물도매시장 법인에 참여, 수입수산물과 원양물을 취급토록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부산공동어시장은 시가 공영수산물도매시장이 수입수산물과 원양물만 취급토록 하는 제도적 장치부터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BIFEX 운영 문제=BIFEX는 수산물 현물과 선물을 모두 거래하는 곳이다. 하지만 현물거래 운영능력은 검증되지 않았고 선물거래는 법적, 제도적 근거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BIFEX의 현물거래에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검수자 확보와 수산물 규격 표준화가 필수적이다. 현재 국내에는 수산물 검수자에 대한 공인 자격증 제도가 없다. 검수자를 기업별로 채용, 교육하고 있다.
수산물 규격에 대한 국제 표준이 미비한 것도 문제다. 이로 인해 오는 2008년 말로 예정된 현물거래 초기부터 수산물 상품 평가방식에 대한 시비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BIFEX에 대한 국제 신인도는 물론 선물거래에도 악영향이 초래될 수 있다.
게다가 BIFEX의 핵심사업인 선물거래는 현행 법상 한국선물거래소에서만 할 수 있어 법 개정이나 새로운 법 제정이 필요하다. 부산시도 이를 인식하고 있지만, 제3섹터 방식을 채택해 전체 운영을 민간업체에 맡긴다는 방안만 갖고 있는 상태다.
▲3단계 사업 부지 미확보=3단계 사업구역인 수산물종합배송택배센터와 국제해양센터, 국제 씨푸드백화점, 원양역사관 등은 아직 부지조차 확보되지 않았다. 3단계 사업에는 모두 2만 평의 토지가 필요하다.
시는 감천항 인근의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부산지원 부지를 적지로 꼽고 지난 2000년부터 지원 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나 부산지원이 요구하는 5만 평의 대체부지를 찾지 못해 2003년 10월 이후 공식 논의가 중단된 상태이다.
부산지원 정봉호 관리계장은 "이전하려면 민원 발생 소지가 없는 지역에 최소 5만평의 부지를 확보해야 한다"며 "부산시가 이 조건을 충족시켜줘야 이전 협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송양호 수산물류담당 사무관은 "해양수산부 등과 논의해 국유지 중에서 가능한 곳이 있는지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