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LH의 부채 증가와 관련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
|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의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국회 도서관 건립 중 발생한 폐토사를 처리하면서 요구 처리능력이 36%밖에 되지 않는 업체를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불법 재위탁과 임금 체불까지 발생했지만, LH는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의 사업 담당자 징계 요구에도 LH는 경고 처분에 그쳤다. 사업 전반에 대한 재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12일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LH국정감사에서 국토부의 명지지구 사업장 폐기물 처리용역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현장 직원 한두 명의 단순 실수로 정리할 문제가 아니다. 적격심사, 계약조건 결정, 형식적인 현장점검, 불법 재위탁 적발 실패, 늦어진 후속조치, 징계와 감사 이후 인사·업무 조치까지 전 과정에서 문제가 이어졌다”며 “LH가 의사결정 과정과 책임라인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고 왜 이런 업체가 계약을 따낼 수 있었는지, 왜 재위탁을 제때 적발하지 못했는지, 책임자에 대한 사후조치가 적절했는지를 국회에 보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 의원에 따르면, 국회도서관 등 건립을 위해 비위생 매립지 지반공사 진행 중 발생한 중금속 오염토(폐토사)가 1단계 사업지구 공원부지 내 적치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는 언론 보도(국제신문 2024년 4월 24일 1면)가 제기되면서, LH는 같은 해 말 폐토사를 처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7월 18일 긴급발주를 진행했다. 이후 LH는 약 2개월 만인 9월 10일 한 업체와 총사업비 558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LH가 산정한 이 사업의 필요 처리능력은 하루 평균 7961t이었으나, 계약 업체가 보유한 장비의 적재량 합계가 36% 수준인 1432t에 불과했다. 그러나 LH는 “착수 후 40일 이내 추가 확보” 확약을 받고 해당 업체를 적격 판정하며 계약을 체결했다. 명목 상 긴급발주였지만 실제 단축된 기간은 총 9일에 불과하다.
결국 해당 업체는 계약 기준을 맞추기 위해 불법 재위탁을 강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업체가 맡은 폐기물 운반업무를 다른 업체에 넘겼고, 해당 업체는 다시 별도의 업체에 운송업무를 맡긴 뒤 최종적으로 개별 덤프트럭 차주에게까지 업무가 내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관리 과정의 부실 정황도 추가로 확인됐다. LH 직원이 폐기물 인계·인수 정보를 관리하는 시스템의 아이디·비밀번호와 개인 인증서를 외부 인력에게 제공해 입력 업무를 대신하게 했다. 업체가 재위탁을 의심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했음에도 LH는 정황을 확인하지 못한 채 계약금액 중 약 539억80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후 책임조치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국토부는 적격심사와 용역 관리·감독을 담당했던 당시 사업팀 소장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지만, 실제 LH는 표창에 따른 감경을 적용해 ‘불문경고’ 처분에 그쳤다. 다른 관련자들에게도 경고 또는 주의 처분이 내려졌으며, 관련 LH 직원에 대한 별도의 고발이나 수사 의뢰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성훈 LH사장은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해 법령과 규정에 어긋난 점이 있으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