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천 둘러싼 잡음 해소 취지
- 후원자 공개범위는 논의 안 돼
현역 지방의원이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한 고액의 후원이 도마(국제신문 지난 16일 자 1면 등 보도)에 오른 가운데 이 같은 후원 등 공천을 둘러싼 잡음을 해소할 수 있는 법안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특히 지방의원에게 누가 고액의 후원금을 냈는지를 알 수 있는 공개 범위는 논의조차 되지 않아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미애(부산 해운대을·사진) 의원은 2025년 6월 정치자금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을 보면 지방의원과 지방의원 선거 후보자(예비후보자 포함), 그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은 지방선거 18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선거구가 겹치는 지역구 국회의원 후원회에 후원금을 기부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어 지난 3월 25일 제3자 우회 기부까지 처벌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개정안 발의 이유로 “지역구 국회의원은 각 정당의 당원협의회위원장(국민의힘)이나 지역위원장(민주당 등)을 맡아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공천에 큰 영향력을 끼친다. 그럼에도 현행법은 후원금 기부를 특별히 제한하지 않는다”며 “국회의원의 영향력을 볼 때 지방선거 공천을 목적으로 다액의 후원금을 기부하는 등 불건전한 정치적 관계가 형성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두 법안 모두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특히 선거 국면이 아닌 때에 고액 후원을 하며 ‘관리’를 하거나 비례대표를 노리고 시당위원장에 고액 후원을 하는 것은 두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모두 합법적 테두리 안에 머문다. 이에 후원행위의 ‘금지’만이 아닌 후원자 명단 ‘공개 범위’도 명확하게 규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사각지대에 있는 광역·기초의원 후원회의 고액 후원자도 제도를 개선해 공개 범위를 설정해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하다. 현재 광역의원 1명에게 연간 최대 후원할 수 있는 상한액은 200만 원(기초의원 100만 원)인데, ‘300만 원 이하 기부자의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는 정치자금법 42조4항 때문에 지방의원 후원금 내역은 전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42조 4항에 대통령 후보자나 당내 경선 후보자 후원회에 예외 규정이 마련돼 있는 만큼, 지방의원 후원회 규정만 마련하면 된다고 본다. 부산경제정의실천연합 도한영 사무처장은 “국회의원 후원회가 인당 연간 기부 한도액(500만 원)의 60%(300만 원)를 넘으면 공개토록 하기 때문에 지방의원에게도 똑같은 60% 기준을 적용하면 저항이 없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광역의원은 120만 원 초과, 기초의원은 60만 원을 초과하면 공개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지적에 김미애 의원은 “국제신문 보도 취지에 공감한다. 지방의회의 힘이 커지고 중요성도 증대되는 만큼 지방의원도 고액 후원자 명단이 시민에게 공개돼 투명한 후원이 이뤄지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