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쇄신 개각에도 민심은 더 악화
- 후임 인선 경제정책 가늠 잣대
이재명 정부의 경제 사령탑 역할을 한 김용범(사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격 사퇴한 것은 증시와 부동산에서 악화하는 민심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김 실장이 주도한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도입 등을 놓고 국정조사와 특검을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김용범 후폭풍’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실장의 사퇴는 예상을 깬 결정으로 평가된다. 청와대는 이날 김 실장이 전날 사의를 표명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하루 만에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9일에도 SNS에 “이제 국정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정책실장의 면모를 보였고, 이번 개각에서도 교체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당시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 등 정부 부처 장관 후보자 6명을 새로 지명하고 청와대 참모진을 일부 개편했다. 부동산 정책 불만과 삼전닉스 ETF 도입으로 피해를 본 개인 투자자들의 민심 악화가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 재경부와 국토부 장관을 개각 대상에 포함한 것이다. 그런데 현직 차관을 승진 발탁하면서도 김 실장을 유임한 것이 정책 기조 전환이나 책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혔고, 이는 이번 개각의 자충수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 야권을 중심으로 이 대통령이 국정 쇄신을 거부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개각에도 민심이 악화하자 결국 김 실장이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결단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도 정부의 쇄신 의지를 더 선명하게 보이고, 인사청문 정국에서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퇴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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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경제부총리 후보자인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물가 대응에 자신이 있느냐. (실패하면) 장관 지명을 취소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웃으면서 이야기하자 이 차관은 “확실하게 잡겠다”고 답변했다. 연합뉴스 |
김 실장이 사퇴했지만 경제 정책의 방향성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정책라인의 연쇄 교체가 이뤄지면 부동산 정책 등에서 보다 유연한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 대통령이 확고한 철학을 꾸준히 공개해왔던 만큼 대대적인 전환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실장 후임 인선이 정책 기조의 변화와 폭을 가늠할 잣대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후임 정책실장 인선과 관련 “이번 인적 개편 자체가 2기 경제·정책라인 활성화와 가속화를 위한 것인 만큼, 국정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후속 인사를 추진하겠다”며 “비서실장이나 각 수석이 맡은 역할을 하는 만큼 차기 정책실장 인선 때까지 구멍 없이 업무가 수행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삼전닉스 레버리지 국정조사 및 특검’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경질 필요성을 거론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 2차 개각 발표 이후 여론이 악화하고 김승원 ‘공소 취소 장관’ 지명에 따른 후폭풍이 커지자 (김 실장의 사퇴로) 연막탄을 던진 게 아니냐”며 “개각 실패를 벌써 자인한 꼴”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