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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 8일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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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에서 ‘피습 자작극 ’ 혐의로 구속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와 관련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자작극 혐의와 관련해 경찰에 진술한 정 후보가 중간에서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완주한 점부터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이 벌이는 ‘공작설’까지 명확하게 해결된 것 없이 의혹만 확대되는 분위기입니다. 13일에도 관련 소식이 쏟아졌지만 공방만 더 치열해졌습니다.
먼저 경찰이 의혹 해소를 위해 등판했습니다. 부산경찰청은 정 전 후보 자작극 의혹 수사와 관련한 타임라인을 공개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5월 18일 당시 ‘선거자유방해’ 사건 참고인이자 피해자로 분류됐던 정 전 후보가 유세 활동 중 잠시 경찰서를 방문했습니다. 경찰은 자작극 혐의와 관련한 진술을 처음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이튿날인 5월 19일 정 전 후보를 피의자로 정식 입건했습니다. 경찰은 앞서 정 전 후보로부터 자작극 진술을 들은 시기를 ‘5월 중순’이라고 밝혔으나, 최근 정치권 공방이 가열되고 논란이 되자 정확한 날짜를 언론에 처음 공개했습니다.
5월 19일은 정 전 후보의 선거캠프가 언론에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했다가 갑자기 몇 시간 만에 취소한 날입니다. 당시 정 전 후보 본인도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경찰은 5월 22일 정 전 후보에게 재출석을 요구했으나, 후보 측은 변호인을 통해 선거 이후인 6월 8일께 출석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정 전 후보에 대한 1차 피의자 조사는 후보 측이 회신한 일정대로 6월 8일 진행됐으며, 이후 총 3차례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경찰은 선거 전 정 전 후보를 사퇴시켰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후보자에 대한 수사 사항을 외부에 알릴 수는 없다”며 “공무상비밀누설, 피의사실공표, 공무원 선거 관여 등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 전 후보에 대한 구속영장을 압수수색 영장 이후 한 달 뒤인 이달에 신청한 이유에 대해서도 경찰은 혐의 입증 절차가 필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은 “이번 사건 발생 때부터 압수수색영장과 구속영장 신청 등 전 수사 과정에서 검사와 긴밀하게 협의해 왔다”며 “정 전 후보의 자작극 혐의를 인지한 후 신속하고 공백 없이 수사를 진행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검찰로부터 보완수사 요구를 여러 차례 받았으며 신속하게 이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부분은 참 묘한 대목입니다. 여기서 보완수사가 등장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무슨 뜻이 담겨 있을까요. 일단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은 다음으로 미루겠습니다.
경찰은 쏟아지는 의문에 대답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경찰의 대답으로 의혹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보입니까. 여기선 판단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경찰에 진술을 한 정 전 후보는 왜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완주했을까요. 더구나 정 전 후보는 5월 26일 열린 TV 토론회에 거짓말탐지기를 들고 참석해 주위를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정 전 후보의 미스터리한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는 경찰에 진술하기 전 국민의힘 측과 사퇴 형식의 후보 단일화 논의를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후보 단일화를 통해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기 위한 수순을 밟았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해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정 전 후보가 직접 밝히지 않는다면 진실 공방이 불가피한 대목입니다.
더욱이 불똥이 여기저기에 너무 크게 튀었습니다. 국민의힘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개혁신당에 자작극 인지 시점을 밝히라고 요구하자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에서 누가 공작해서 이 일이 생겼는지 알고 불나방들이 설치는지 모르겠다”며 ‘국민의힘 공작설’로 반격해 여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에는 수많은 캠프 관계자가 있었고 후보가 수사받으러 드나드는데 아무도 이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선공을 펼쳤습니다.
이에 대해 개혁신당 지도부는 정 전 후보의 자작극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부산시장 선거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개혁신당은 국민 여러분께 항상 죄송하다는 입장을 지금까지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며 “그러나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사실관계가 확인된 내용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간을 되돌려 보겠습니다. 지난 4월 27일 오전 8시 5분께 금정구 구서나들목 인근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정 전 후보는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의 운전자가 던진 음료 컵에 맞고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눈덩이 같은 의혹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아마도 정 전 후보는 이 정도로 일이 커질 줄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의혹이 커졌지만 따지고 보면 모두 정 전 후보가 관련돼 있습니다. 그가 입을 열면 됩니다. 그런데, 그가 공개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