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허브법 등 성과 부족 평가
- ‘與가 발목 잡은 탓’ 책임론 부각
- 당심 결집 ‘경선 주도권’ 쥘 포석
- 중도층 이탈 등 역효과 우려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3선 도전의 높은 문턱에 직면한 박형준 부산시장의 거침 없는 행보가 이어진다. ‘윤 어게인’ 세력을 대표하는 인사의 아들을 경선 캠프 대책위원장으로 전격 영입(국제신문 23일자 6면 단독 보도)한 데 이어 23일에는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관철을 위한 삭발까지 단행했다. 24일에는 5년 시정 성과를 알리는 대규모 시민 보고회를 연다. 본선은 물론 당내 경선부터 녹록지 않은 상대를 만난 박 시장의 승부수가 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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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준 부산시장이 23일 국회 계단에서 부산글로법특별법을 촉구하며 삭발을 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조승환 김대식 의원, 정동만 부산시당위원장, 박 시장, 김미애 정성국 의원. 김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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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보수에서 투사로 변신
박 시장은 대학교수이자 사회운동가로 활동하다가 2004년 17대 총선 부산 수영에서 당선돼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22년 간 대표적인 중도, 합리적 보수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꼽혔다. 하지만 박 시장의 이 같은 성향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게 없다’, ‘돌파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약점으로 작용했다. 박 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쟁 상대인 더불어민주당 전재수(부산 북갑) 의원이나 국민의힘 주진우(해운대갑) 의원에 고전하는 것도 이런 약점이 부각된 측면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박 시장이 이날 글로벌 특별법 처리를 촉구하며 삭발을 감행한 것은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려는 극약 처방으로 분석된다. ‘성과 부족이라는 프레임이 더불어민주당의 발목잡기로 인해 씌워진 것’이라는 점을 적극 호소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시절 여권 내 합의가 이뤄진 한국산업은행 본사 부산 이전을 무산시켰고, 전재수 의원을 포함해 부산 여야 의원 전원이 공동 발의한 글로벌 특별법도 2년이 되도록 제대로 심사하지 않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삭발 직후 “강원과 전북 특별법은 지난주 공청회를 거쳐 바로 통과시킨 반면 부산 법안만 빼놓았다. 이게 바로 지역 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삭발은 시장으로서 결기를 보여주기 위한 수단인 측면도 있다. 또 부산 당심(당원 표심)의 결집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주 의원과의 경선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도 깔렸다. 박 시장 측은 삭발 사진과 함께 ‘권력은 잠시지만 시민과의 약속은 영원하다’는 슬로건 아래 ‘진짜 시장’이라고 적힌 이미지를 내걸기도 했다.
■삭발 효과 주목
정치권에서 삭발은 단식, 장외 투쟁과 함께 야당이 여당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최후의 카드로 활용된다. 단식보다 부담은 덜하면서 자신의 뜻을 ‘시각적’으로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투쟁 수단이다. 요구를 관철하고, 투쟁을 독려하며,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다. 박 시장의 삭발 역시 글로벌 특별법 처리 국면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묵묵부답인 민주당을 압박할 수 있고, 무산돼도 책임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강성 보수 인사 영입과 삭발로 이어진 박 시장의 파격 행보가 경선과 본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미지수라는 관측도 있다. 보수 강성 지지층이 결집하는 대신 중도층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경선은 당원 투표 50%와 함께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되는데 여론조사는 민주당 지지층만 제외하기 때문이다. 경선을 통과해도 본선에서 민주당의 ‘윤 어게인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