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선 불참한 오세훈 살리기 의도
- 승리 가능성보다 보여주기 치중
- 부산 의원들 “경쟁력 고려” 호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박형준 부산시장을 혁신공천을 위한 ‘희생양’으로 삼으려 해 파장이 커진다. 특히 이 위원장이 16일 박 시장의 컷오프(경선 배제) 방침을 밝히면서 박 시장은 버리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살리는 ‘이정현식 혁신 공천’ 방향도 드러났다. 부산 국민의힘은 물론 당 지도부에서도 지역 사정을 모르는 공관위원장이 선거분위기를 망친다는 비판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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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국민의힘 후보 경쟁자인 박형준(왼쪽) 부산시장과 주진우 국회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
■박형준 ‘희생양’으로 오세훈 살리기
이 위원장이 박 시장 컷오프를 주장하는 것은 영남 물갈이로 혁신 공천 의지를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당의 강세 지역인 영남권 물갈이를 하지 않으면 혁신 공천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명분에 집착해, 최근 여론조사에서 부진한 박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얘기다. 역시 물갈이 대상으로 꼽히는 대구 중진들은 현역 국회의원들이어서 지방선거에서 컷오프 당해도 교체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당 혁신 드라이브를 빌미로 공천 신청을 하지 않고 버티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컷오프 하기에 정치적 부담이 상당한 것도 박 시장을 겨냥한 이유로 해석된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시장 후보 2차 추가 공모와 관련해 거듭 오 시장에게 참여를 촉구했다. 그는 “오 시장은 현직 시장이고 경쟁력 있는 후보이고, 서울 시민에게도 폭을 넓혀 주는 것이 공관위의 도리라 생각해 재추가로 공모를 했고 이번에 꼭 참여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이 강성 보수 인사의 의견에 휘둘린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구시장에 출마한 6선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듣기로는 이정현 위원장을 고성국 유튜버가 추천했고, 고성국 씨가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손을 잡고 다니면서 선거운동을 하니까 (이 위원장이 컷오프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남 물갈이 현실화?
이 위원장은 ‘영남 물갈이’를 강하게 밀어붙일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언론에 “반발하고 저항하는 이들이 바로 기득권이다. 나는 이미 시작했고, 결과로 말하겠다”고 혁신공천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승리 확률을 높이지 못하는 대신 변화에 집착하는 공천 방식을 놓고 당 안팎의 우려는 커진다. 오 시장이 이날 서울시장 후보 재추가 공모에도 응하지 않으면서 이 위원장의 구상은 첫 단추도 채우지 못한 상황이다. 당 지도부도 ‘박 시장을 컷오프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의견을 이 위원장에게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 회의 후 기자들에게 “공관위원장이 언론에 밝힌 ‘전권’의 의미를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최고위를 통해 이 위원장의 전횡을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부산 의원들도 호소문을 통해 “한 쪽 날개를 부러뜨려 최종 후보로 나설 부산시장 후보의 경쟁력을 낮추는 결정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의 공천 방식이 변화·혁신 공천의 취지는 퇴색하고 현역 프리미엄만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부산과 대구에서 현역 단체장이나 중진 의원들을 배제하면 초선, 윤석열 키즈, 강성보수 인사 등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