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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 규탄 및 파병 반대 긴급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호르무즈 파병 요구’ 라고 적힌 팻말에 ‘NO’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2026.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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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포함한 5개국(한·중·일·영·프)에 호르무즈 군함 파견을 요청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노골화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호위할 국제 해군 연합 구성을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해상 호위 연합 구성을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그 요청은, 트럼프가 그들에게 관세를 겨눴고 그 나라들이 대체로 이 전쟁에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맹국들에 의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호르무즈) 해협의 수혜자들이 그곳에서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돕는 것이 당연하다”며 “중국과 유럽이 걸프 지역 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거론하며 “응답이 없거나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 나토의 미래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 이후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 DC로 복귀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호위할 연합체 구성에 약 7개국에 참여를 요구했다며 연합이 구성되면 “(작전을)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언급한 7개국은 전날 트로스소셜에 요청한 5개국보다 2곳 더 늘어난 것이다. 그는 “지원을 받든 받지 않든, 나는 이건 말할 수 있다. 내가 그들에게도 전했는데 우리는 (참여 여부를) 기억할 것”이라며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면서 “나는 정말로 이들 국가가 나서서 자신들의 영토를 보호할 것을 요구한다. 그곳은 실제 그들의 영토이기 때문”이라며 “그들이 에너지를 얻는 곳”이라고 주장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참여 거부 의사를 밝힌 중국을 향해 이달 말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도 도와야 한다. 중국은 석유의 90%를 이 해협에서 얻기 때문”이라며 정상회담까지 기다리는 것은 너무 늦다고 말했다. 그는 “그 전에 입장을 알고 싶다. 2주라는 시간은 긴 시간”이라며 “우리는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역시 오는 19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 다른 청구서가 더 날아들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영국은 이날 “모든 옵션을 검토하겠다”며 선택지가 열려있음을 시사했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에너지안보 장관은 이날 BBC 방송에 출연해 안전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중요하다며 “기뢰탐지 드론을 포함해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은 여전히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 외무부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프랑스 함정들은 동부 지중해 일대에서 방어적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16일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한미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면서 “(미측의) 정확한 진의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신중론이 우세하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이 문제는 전투 개입 가능성 큰 지역에 우리 군을 파병하는 중대한 결정에 해당한다”며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대해 즉각적인 국회 논의와 헌법이 정한 국회의 동의 절차를 준수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출신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섣불리 동참했다가는 대단히 위험하다”며 “국회 동의를 받는 절차가 맞지 않나 생각한다. 신중히 하고, 시간을 벌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해부대의 무력이 상선 보호 역할에 적합하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테러 등에는 최적화돼 있는데 지금 이란전에서의 드론이나 미사일 공격, 기뢰 등에는 취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