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힘 “텃밭 위해 타지 미룰 속셈”
- 3일 못하면 임시국회 처리 무산
- 호남 몰아주기 여론 후폭풍 우려
국민의힘이 대구경북(TK) 특별법 처리를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중단하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개최 압박에 나섰지만 여당은 ‘국민의힘의 단일화 당론’도 모자라 ‘충남대전 통합 특별법의 단일안’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충남대전보다는 현실화 가능성이 큰 대구경북 통합을 위한 입장 정리에 진통을 겪었던 국민의힘으로서는 더 어려운 난제에 부딪힌 셈이다. 국회는 지난 1일 전남광주 특별법을 여당 주도로 통과시켰는데, 국민의힘은 여당이 텃밭에 예산을 몰아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다른 지역 통합법을 보류한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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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이 2일 대구시당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의 처리를 촉구하는 긴급 간담회를 가진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TK통합법을 처리할 수 없는 이유로 일부 기초의회의 반대를 핑계로 대고 있다”며 “전남광주 통합법도 함평군 등 일부 기초단체가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는 통과를 시켰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그 어떤 지역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송 원내대표는 아울러 “민주당이 광역단체와 광역의회가 일제히 반대하는 충남대전 통합법을 당장 추진하자는 것은 ‘기초의회 반대로 대구경북 통합법을 처리할 수 없다’는 주장과 정면으로 상충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대구경북 특별법 처리를 보류한 이유가 ‘기초의회 반대 때문’이라고 하고서는 그보다 더 큰 단위의 광역단체와 광역의회가 반대하고 나선 충남대전 특별법까지 조율하라는 것이 사실상 이들 지역의 통합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속셈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전남광주뿐 아니라 대구경북과 충남대전 통합을 함께 추진한다는 것이 (당의) 기본 입장”이라며 “국민의힘이 먼저 단일한 당론을 만들어 와야 한다”고 말했다. 전용기 원내소통수석부대표도 “국민의힘 당론이 오락가락한다. 장동혁 대표부터 설득하면 좋겠다”며 몰아세웠다. 2월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3일까지 법사위가 열리지 않으면 TK와 충남대전 특별법의 2월 임시국회 처리는 사실상 무산된다.
다만 이 경우 민주당에게는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당 주도로 ‘사법개혁 3법’이 통과되는 등 입법 독주 논란이 있는 가운데 여당의 텃밭인 전남광주만 통합 지자체로 출범하게 되면서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특혜는 물론 각종 혜택이 특정 지역에 집중됐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의힘은 전남광주 특별법만 통과되는 상황을 두고 “행정통합이 호남 몰아주기를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한쪽에는 20조 원의 지원 폭탄과 온갖 특례를 몰아주면서 다른 한쪽은 지자체 반발이라는 군색한 변명을 대며 가로막는 행태” 등의 주장을 편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6주 만에 상승세를 멈춘 것도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3~27일 2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응답률 5.4%,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2.0%포인트) 이 대통령 국정수행을 긍정 평가한 응답자 비율은 57.1%로, 직전 조사보다 1.1%포인트(p) 내렸다. 특히 부산·울산·경남(PK)은 54.7%에서 52.5%로 2.2%p, 대구·경북은 46.8%에서 45.8%로 1.0%p 각각 하락(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했다. 리얼미터는 “특정 지역 소외감과 부동산 가격 하락 전환에 따른 자산 불안 심리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