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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는 박영재 법원행정처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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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사법부 안팎의 우려에도 이른바 ‘사법개혁 3법’ 입법을 강행하고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법원행정처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법원 내부는 무거운 침묵에 휩싸였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는 전날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을 가결해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 입법을 마무리 지었다. 민주당은 지난달 25일 법왜곡죄법(형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을 시작으로 사법개혁 3법 상정 처리에 돌입했다. 사법부는 여러 부작용 우려를 들어 이들 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로 저지에 나섰지만, 의석 수 절대 부족과 극심한 내홍 속 야당의 한계를 드러내며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민주당이 법안 처리를 강행하자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은 25일 각급 법원장들을 긴급히 소집해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를 열었다. 법원장들은 회의 끝에 “사법부의 우려에도 공론화와 숙의 없이 본회의에 법안이 부의된 상황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사법부가 입법 사안을 두고 ‘유감’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결국 이튿날인 26일 법왜곡죄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27일 재판소원법 통과마저 기정사실이 되자 박 처장은 당일 오전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행정처장직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박 처장은 그 직후 “사법부가 많은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 물러나게 돼 송구스럽다”며 “부디 현재 진행되는 사법제도 개편 관련 논의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취임 42일 만으로 역대 법원행정처장 중 가장 짧은 재임 기간으로 기록됐다. 박 처장은 지난해 5월 파기환송 판결이 내려진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상고심 때 전원합의체 회부 전 사건 주심을 맡아 처장직 임명 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강성 위원들로부터 사실상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민주당의 ‘사법개혁’ 드라이브 와중에 국회와 소통 창구 역할을 하는 행정처장이 오히려 국회에서 사법부를 겨냥한 공세의 한복판에 서고, 결국 법안 통과도 강행되자 책임지는 차원에서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는 게 법원 안팎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