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윤 어게인’ 노선을 둘러싼 정면 충돌로 극심한 내홍에 빠져들고 있다. 초·재선 개혁 성향 의원 모임이 지도부를 향해 의원총회 재소집과 비밀투표를 요구하며 공개 반기를 들면서 당 노선 갈등이 수면 위로 폭발했다.
국민의힘 초·재선 개혁 성향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는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례 조찬모임을 열고 당의 진로를 전면 재논의해야 한다며 의원총회 재소집을 공식 요구했다.
이성권 의원은 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허심탄회하고 격렬한 토론을 한 뒤, 의원 전원의 비밀투표로 당 노선을 최종 결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그 결론에 전적으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번 요구는 장동혁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를 공개적으로 거부한 데 대한 정면 대응이다. 장 대표는 최근 윤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직후 제기된 절연론에 대해 “분열의 씨앗”이라고 일축하며 사실상 ‘윤 어게인’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강성 지지층만 바라본 노선”이라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이 문제가 핵심 의제로 주목됐지만, 당명 개정 보고 등 다른 안건에 시간이 할애되며 실질적인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다. 소장파는 이를 두고 “의도적 회피”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성권 의원은 “과연 ‘윤 어게인’ 노선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과 치열한 토론이 필요했지만 그런 장이 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언급한 ‘윤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을 안고 가야 한다는 응답이 70%를 넘었다’는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왜곡 소지가 분명했다”며 “선별적 해석으로 당의 방향을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모임에는 김성원·송석준 의원을 비롯해 이성권·권영진·박정하·서범수·엄태영·조은희·우재준·김재섭·김건·김소희 의원 등이 참석했다. 중진과 초·재선이 함께 공개 행동에 나섰다는 점에서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 집단적 세력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국민의힘이 ‘강성 지지층 결집’과 ‘중도 확장’ 사이에서 전략적 선택을 강요받는 분수령에 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도부가 기존 기조를 유지할 경우,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균열이 더 깊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어게인’이냐, 결별이냐. 노선 충돌이 공개 표 대결로 번질 경우, 국민의힘은 사실상 노선 재편 수준의 격랑에 휘말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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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초재선모임인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들이 20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