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힘 “사법 시스템 무너져” 반발
- 與 “오찬 무산 결례” 협치 멀어져
- 본회의 野 없이 법안 60건 처리
- 대미투자특위도 마찰 빚다 정회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처리된 것을 둘러싸고 후폭풍이 거세다. 12일 청와대에서 예정됐던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회동이 1시간 전에 무산됐다.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사정 없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오찬이 직전에 무산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같은 날 열린 국회 본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도 국민의힘의 반발로 파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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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이날 장 대표는 최고위에서 이재명 대통령 초청 오찬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김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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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민주당 정 대표는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깊은 아쉬움을 전한다”고 했다. 협치가 더 멀어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장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사법개혁법안 일방 처리에 관해 “한두 번이 아니다. 대통령과 오찬 잡히면 반드시 그날이나 그 전날에는 이런 무도한 일들이 벌어졌다”며 청와대 오찬 회동 불참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사법 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초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대통령께 제가 만난 민심을 생생하게 전달하려고 한다”고 했던 장 대표는 신동욱 김민수 최고위원 등이 강하게 반대하자 불참으로 선회했다.
갈등은 증폭했다. 이날 본회의에선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여야가 처리하기로 합의한 129건의 법안 가운데 60여 건이 통과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헌법 파괴 4심제 국민 소송 지옥’ ‘이재명 재판 뒤집기 4심제 대법관 증원 규탄’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항의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이미 전과 4범이다. 전과 4범 대통령을 전과 5범으로 가는 것을 막으려 반헌법적 쿠데타를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반발도 이어졌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법사위에서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대통령과의 약속을 취소하고, 모든 상임위를 중단시키고, 본회의까지 불참하는 거냐”며 “해괴망측하다”고 맞섰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언론 공지에서 “설을 맞아 모처럼 국민께 희망과 행복을 드릴 기회가 무산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장 대표가 먼저 요청하고 이 대통령께서 수용하신 것인데 시간이 임박해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은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날 오전 가동한 국회 대미투자법 특위에서도 여야 공방만 오갔다. 특위는 첫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을 위원장, 민주당 정태호·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을 각각 여야 간사로 선임했다. 하지만 전날 법사위를 통과한 사법개혁법안을 두고 마찰만 빚다가 정회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는 ‘공천헌금 1억 원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강선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보고됐다. 설 연휴 뒤 첫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