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명 강행 땐 ‘민심 이반’ 우려
- 지명 철회 땐 ‘부실 검증’ 비판
- 21일 회견… 입장 내놓을지 주목
- 이혜훈, 자진사퇴 가능성 일축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최종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고심도 깊어진다. 이 대통령이 21일 예정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자의 지명과 청문회에 관한 어떠한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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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0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지난 19일 이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여야 공방속에 파행됐다. 연합뉴스 |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부실 자료 제출 논란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이날 청문회는 무산됐다. 여야는 이날도 이 후보자 자료 제출 문제를 두고 대치했다.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수영(부산 남) 의원은 국제신문에 “제출된 자료를 보고 청문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는데,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는 단 한 건도 없다”며 “이 후보자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자료를 추려 전날 이 후보자에게 총 90건의 자료 제출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거부하는 상황이라고 박 의원 측은 전했다.
반면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자료가 미비하고 각종 의혹이 있다면 청문회에서 후보자를 불러 따지고 물으면 되는 것 아닌가”며 “국민의힘이 막무가내로 청문회를 거부했다. 국민 선택권 침해다”고 비판했다.
국회가 기한 내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이 대통령은 다시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청문회 없이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면 이에 따른 부담을 오롯이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의 만찬 자리에서 “(이 후보자를) 어렵게 모시고 왔는데 인사청문회까지는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가 기한 내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한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 기간을 정해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에도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으면 이 대통령이 ‘이혜훈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이 후보자는 투기 의혹 등 각종 의혹에 휩싸였다. 이 대통령이 청문회 없이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 민심이 이반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 대통령이 지명 철회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정략적 판단으로 보수 인사를 발탁하면서 제대로 된 검증을 하지 않았다는 야당의 거센 공세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일각에서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 의견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 후보자는 전날 “국민도 이 모든 의혹의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을 것”이라며 자진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 지명과 청문회 일정 등에서 어떤 견해를 내놓느냐에 따라 청문회 개최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