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력 처벌 담은 법·제도 필요성
6·3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두고 부산 정치권에도 ‘돈 공천’ 경계감이 커진다. ‘공천 헌금’ 사태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촉발됐지만 선거 때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을 강타한 사안이기도 하다. 특히 부산도 돈 공천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게 지역정가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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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 사무국장 남모씨를 통해 김경 서울시의원이 공천 대가로 건넨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이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A 의원은 지방선거에 출마를 희망하는 인사들과 면담할 때 주민이 많이 몰리는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일부러 찾는다. 혹시 모를 ‘은밀한 제안’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심지어 B 의원은 올들어 지역구에서 면담이나 행사, 식사까지 하지 않는다고 한다. C 의원은 최근 당원 행사에서 “돈으로 공천을 받으려고 하는 인사부터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경고까지 했다. 게다가 D 의원은 최근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인사가 내민 봉투를 돌려줬다. D 의원은 “아직도 공천을 받으려면 돈을 줘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정치인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쉬쉬하지만 ‘돈 공천’은 여야의 오래된 폐단이다. ‘공천을 매수하려는 자’와 ‘돈이 필요한 권력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19일 SNS에 과거 경험을 소개하며 ‘국회의원 선거 15억 원, 구청장 10억 원, 광역의원 1억 원, 기초의원 5000만 원’이라는 공천 헌금 단가를 폭로하기도 했다.
부산도 선거 때마다 돈 공천 소문이 난무했다. 사실로 밝혀지기도 했고, 소문으로 그친 경우도 있다. 부산에서 이뤄진 돈 공천은 형태가 다양했다. 불법과 합법을 넘나들었다. 정치 후원금으로 ‘공천 보험’을 들거나, 명절 때마다 떡값으로 수백만 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권력자가 요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여론조사를 빌미로 후보자들에게 비용을 갹출하기도 했고, 권력자의 최측근이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서 요구도 했다. 권력자의 출판기념회에 출마자들이 줄을 서는 것도 ‘돈 공천’과 무관치 않다.
물론 자정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 김미애(부산 해운대을) 의원은 지난해 6월 선거를 앞둔 지방선거 출마자가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 후원을 금지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지방선거 180일 전까지 지방선거 후보자와 예비후보자, 그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이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내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선거일 전에는 적용 받지 않고, 제3의 후원자를 내세워 후원금을 내는 행위도 비일비재한 것이 현실이다. 공천 헌금을 막는 최소한의 방어선에 불과한 이 개정안마저도 6개월이 넘도록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여야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돈 공천의 고리를 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강력한 처벌 규정을 담은 법과 제도 마련 없이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