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역 눈치전, 신인 발동동
- 내년에도 ‘깜깜이’ 불보듯
내년 6·3 지방선거의 광역·기초지역구의원 선거구 획정(선거일로부터 180일 전)이 늦어지면서 이번에도 ‘깜깜이 선거’가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회가 광역의원 선거구 획정을 위한 움직임도 없는 상황이어서 정치 신인들은 발을 동동 구른다. 여기에 현역 의원들도 선거구 변동을 의식, 민원 처리조차 망설이면서 ‘눈치 작전’에 들어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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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대 총선 사전 투표날인 지난해 4월 6일 부산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는 유권자들. 국제신문DB |
29일 부산시 선거구획정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지역구의원 선거구 중 변동 가능성이 큰 곳은 사하구 신평2동, 북구 만덕1동, 부산진구 양정1·2동, 초읍동, 연지동 등 6개 동이다. 인구 변화를 반영해 시 선거구 획정위가 현 선거구에서 다른 선거구로 이동하도록 정한 곳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잠정안일 뿐이다. 기초의원 선거구는 광역의원 선거구에 따라 얼마든지 변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각 시·도에 설치된 기초단체 선거구획정위는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해 선거일 전 6개월까지 시·도지사에게 제출하도록 돼 있다. 반면 국회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정하는 광역의원의 선거구는 법률에 별도로 획정 완료 기한을 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광역의원 선거구 획정이 끝날 때까지 기초의원 선거구는 결정되지 않는 것이다. 결국 지방선거 때마다 기초의원 선거구는 ‘지각 획정’을 되풀이한다. 2022년 지방선거 때는 예비후보 등록일을 두 달이나 넘겨서야 선거구가 획정되기도 했다. 경남지역 시민단체는 헌법재판소에 국회의 선거구 획정 지연 책임을 물어 달라면서 헌법소원을 냈다. 부산시 관계자는 “국회 획정안을 반영해 최종안을 결정하더라도 이를 조례로 통과하는 데 또 20~30일은 걸린다. 국회가 최대한 빨리 확정해줘야 후보자 등록 전 기초의회 선거구 획정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올해도 예비후보자 등록기간(2월 20일부터)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사하구의회 유영현(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 획정안을 보면 다음 선거에서 지역구에 신평2동이 추가될 것으로 보이지만 조례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모든 에너지를 다 쏟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특히 의원 사이에는 다른 선거구의 민원이나 이슈에 침범하지 않는 관례가 있어 더욱 그렇다”며 “그렇다고 아예 신경을 안 쓸 수도 없는 복잡미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같은 의회 조재영(국민의힘) 의원도 “신평2동은 앞선 총선부터 갑 선거구로 갔기 때문에 국회의원과 시의회·구의회의원의 지역구가 다른 상황이라 더욱 혼선이 크다. 민원을 어디서 처리해야 할지 애매해 손을 못대는 경우도 있다”며 “빨리 결정이 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현역 의원에 맞서는 정치신인 등 도전자들은 속이 탄다. 기초의원 선거에 도전하려는 A 씨는 “가뜩이나 인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선거구도 모른 채 어떻게 선거 준비를 해야 하는지 난감하다”며 “이렇게 되면 현역이 월등히 유리한 것 아니냐. 현직 프리미엄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성토했다. 진보당 노정현 부산시당위원장은 “선거구 획정이 늦게 되면 현역과 거대 양당에 훨씬 더 유리하다. 현역은 기존 지역구에서 인지도가 있기 때문에 추가된 동에 선거운동을 집중할 수도 있고, 그 지역의 민원을 미리 챙길 수도 있다”며 “경기장이 빨리 정해져야 선수들도 그나마 불평등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