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어 728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했다. 여야가 막판 줄다리기 끝에 내년도 예산안 처리의 법정시한을 지킨 것이다. 이를 준수한 것은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여야는 정부 원안 대비 4조3000억 원을 감액하고, 감액한 범위 내에서 증액해 총지출 규모가 정부안(728조 원) 대비 늘어나지 않도록 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지원 정책펀드 예비비 등에서 감액했다. 쟁점이었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과 국민성장펀드 등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 관련 예산은 원안에서 감액되지 않았다. 증액 부분은 여야 요구 사항을 각각 반영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해 온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분산전력망 산업 육성 ▷AI 모빌리티 실증사업 등은 정부안보다 늘렸다. 국민의힘이 요청한 ▷도시가스 공급 배관 설치 지원 ▷국가장학금 지원 ▷보훈유공자 참전명예수당 등을 위한 예산도 증액했다.
이밖에 대미 통상 대응 프로그램 예산 1조9000억 원을 감액하고, 감액분 일부를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예산 증액에 활용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예산부수법안 중 이견이 컸던 법인세법(과표구간별로 1%포인트 일괄 인상)·교육세법( 현행 0.5%에서 1.0% 인상) 개정안은 민주당과 정부가 추진한 원안대로 처리됐다.
이번 예산안 합의는 주도권을 쥔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양보를 끌어내면서 성사된 것으로 평가된다. “법정시한을 반드시 준수하겠다”는 민주당의 압박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여야가 예산안 심사 기한인 지난달 30일까지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정부 원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 상태였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안이 여야 합의로 처리된다”며 “5년 만에 예산을 법정 기한 내에 처리하게 된 점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민생예산이 중요하기에 예산안을 기한 내 처리하기 위해 대승적으로 합의했다”며 “의원들 모두 아쉬움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