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9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에 따른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사과’를 높이 평가하면서 ‘윤석열 정부 책임론’을 부각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고 당시 사과조차 하지 않았던 윤석열과 달리 이 대통령은 국정 책임자로서 진솔하게 송구스럽다며 국민 앞에 사과하는 모습까지 보였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출범 100일이 갓 넘은 이재명 정부를 탓하면서 책임을 묻고 정치 공세를 하는 것은 해도 해도 너무하다”며 “굳이 책임을 묻는다면 지난 3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있다”고 공격했다.

전현희 최고위원 역시 “정부 전산 시스템 화재도 문제지만, 사태의 본질은 화재 등 재난에 대비한 이중화 부재”라며 “이번 사태는 윤석열 정권의 명백한 직무 유기로 인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2023년 행정 전산망 장애 이후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운영 체계 이중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윤석열 정부가 이를 무시했다는 취지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온통 내란 획책에 정신이 팔린 윤석열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품질 보증 기간이 10년 지난 배터리의 시스템 교체 권고를 폭탄주 마시듯 말아먹고 말았다”며 “시스템 이중화 의무화 등 국정자원 재해 복구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예산을 투입해야 했지만, 윤석열과 이상민은 미루고 깔아뭉갰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또 “도둑놈에게 소를 잃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또다시 소를 도둑맞을 수 없다”고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국정자원 화재 사태에 관해 “현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역대 정부의 안일함과 실책이 누적된 총체적 결과”라고 진단했다. 조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재난·경제·안보 앞에선 초당적 협력이 마땅하나 국민의힘은 장관 사퇴부터 주장하고 나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위원장은 2023년 정부 행정 전산망 마비 사태를 거론하며 “당시 윤석열 정부의 무능했던 대처를 국민 모두가 기억한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수준을 넘어 잃은 소도 되찾는 대혁신의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당 관계자들이 29일 인천 중구 인천관광공사 대강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며 맞받았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해 취임 후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내용은 진정성 담긴 책임 있는 사과가 아니라 지난 정부 탓으로 책임을 돌리는 유체 이탈 화법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취임 100일이 넘도록 국가 핵심 인프라에 대한 대책 하나 점검하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의 총체적 무능이 불러온 인재이자 예고된 참사”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허술한 관리 행태가 국민 생활과 사이버 보안에 큰 위기를 초래했다”며 이재명 정부를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날 인천관광공사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정권이 사법 파괴와 입법 독재에 몰두하는 사이 민생에 심각한 구멍이 뚫리고 있다”며 “우선 화재 원인을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장 신속하게 복구하는 것이 그다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