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이민당국 구금시설에 있는 한국인 300여 명에 대한 석방 교섭이 일단락된 가운데 다수가 ‘자진출국’ 형식으로 귀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이르면 오는 10일(현지시간)께 전세기편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8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10일 한국행 전세기를 탈 한국인들은 자진 출국 형태로 귀국하게 한다는 데 한미 당국간 의견 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영사지원을 총괄하는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는 구금된 한국인들은 이르면 10일(미 동부시간) 한국행 전세기를 탈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구금된 우리 국민 전원을 귀국시키는 게 정부의 방침이자 목표”라면서도 “개인이 원하지 않을 경우 구금 상태로 남아서 미측과 법적 쟁점을 다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질의에 출석해 미 조지아 한국업체에 대한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의 불법체류·고용 단속과 관련한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9.8 연합뉴스

앞서 포크스턴 구금시설에 있는 한국인 근로자들은 이민 당국으로부터 즉시 추방돼 5년간 입국 제한을 받을지, 구금된 상태에서 몇 달 안에 재판받을지 등의 선택지를 제안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이들이 ‘추방’되면 향후 수년간 미국 입국 금지나 비자 인터뷰 불이익 등이 따를 수 있어 정부는 국민과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하도록 추방 기록을 남기지 않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기 위해 노력해왔다.

다만 불법 체류로 체포 구금된 상태에서 자진 출국을 선택해도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 절차가 있어서 향후 재입국시 불이익이 상당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강제 추방 기록은 남지 않지만 불법 체류 이력은 이민국 시스템에 남아 있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 한 전문가는 언론 인터뷰에서 “자진 출국은 유죄를 인정하고 자발적으로 출국하겠다는 의미로, 재판을 통해 유무죄를 다투는 것을 포기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동의서에 서명하면 해당 인사의 미국 재입국에 제한이 생길지 여부가 향후 한미간 협의의 쟁점일 것이라고 이 전문가는 내다봤다. 이 때문에 일부는 바로 입국하는 대신 향후 미국 입국 과정에서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이민재판을 받으려는 사람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미국으로 출국, 미 행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구금자들에 대해 향후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협의하는 한편 향후 유사사례 재발 방지를 위한 비자 제도 개선 등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동안 산업계에서는 한국인을 위한 특별 취업비자 신설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은 싱가포르 5400명, 칠레 1400개, 호주 1만500개의 전용 취업비자 쿼터를 할당받고 있으나 한국은 이런 비자 할당이 없다. 한국인 전문 인력 대상 연 최대 1만5000개의 별도 비자 쿼터(E4)를 신설하는 내용의 ‘한국 동반자 법안’은 10년 넘게 미국 의회에서 표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