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힘 “실용외교 아닌 참사” “美 불만표현”
- 장동혁 “정상회담 무슨 일 있었나” 공세
- 트럼프, 협상 주도 ·지지층 결집 노림수
- WP “최대규모 단속”…대미투자 후폭풍
한미 정상회담 후 열흘 만에 핵심 동맹국인 한국인을 대상으로 이뤄진 대대적인 단속·구금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되고 석방 국면으로 들어가면서 정부는 한 숨 돌리게 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한미 관계 및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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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의 이민단속으로 체포된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들이 수감된 조지아주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연합뉴스 |
■정상회담 열흘 만에…한미관계 파장 주시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가 발생하자 “700조 선물 보따리를 안긴 지 11일 만에 뒤통수를 맞았다”면서 정부 비판에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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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설 내 샤워장으로 곳곳이 곰팡이로 까맣다. 연합뉴스 |
박성훈(부산 북을) 수석대변인은 지난 6일 논평에서 “이재명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총 5000억 달러(약 700조 원)를 미국에 안겼다”며 “그러나 공동성명조차 발표하지 못한 채 회담이 끝났고, 그 결과가 현대차-LG 합작 공장 단속 사태로 돌아왔다. 이재명식 실용외교인가”라고 공세를 폈다.이재명 정부는 지난 7월 말 관세 협상을 통해 3500억 달러(약 487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미 측에 약속했고,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다방면의 투자를 합의한 바 있다.
장동혁 대표는 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미 현지 공장에 나가 열심히 일하던 우리 국민이 쇠사슬에 손발이 묶여 끌려가는 장면과 열악한 시설에 구금된 장면을 국민이 목도하고 있다”며 “이건 미국이 대한민국을 향해 가장 강력한 형태로 표현한 외교적 불만”이라고 주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재명 정권 출범 이후 한미 동맹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방증이자 심각한 외교 참사”라고 가세했다.
미국 내에서도 한미 간 관세 협상은 물론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 계획 등 한미 관계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체포는 한국 정부와 현대차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면서 가까운 동맹인 한국 정부가 사전 통보조차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美 출장파견 직원 무비자 관행 ‘발목’
이번 사태는 암암리에 묵인되던 기업의 무비자 관행이 발목을 잡았다. 미 현지 사무소나 공장에서 일을 하려면 전문직 취업(H-1B) 비자나 주재원 비자(L-1) 등을 취득해야 하지만 발급에 수개월이 걸리고 개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상당수 기업들은 미국에 직원 출장을 보낼 때 최대 90일 단기 관광 및 출장 시 비자 신청을 면제해 주는 전자여행허가(ESTA)나 ‘단기 상용(B-1)’ 비자 등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反)이민 정책에 드라이브를 거는 트럼프 정부가 내년 중간선거를 염두에 두고 최대 접전지인 조지아주에서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을 연출하며 공화당 지지층 결집을 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번 단속이 한미 관세 협상이 이뤄지는 민감한 시점에 실행된 것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미가 관세율을 15%로 낮추기로 했지만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의 구체적인 방안을 두고선 양측이 세부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런 가운데 불법 체류자 문제가 겹치면서 미국이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사태를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최대 규모의 현장 단속”이라면서 “양국이 관세와 투자를 두고 민감한 협상을 이어가는 시점에 이번 단속이 벌어진 것은 양국 관계의 시험대”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