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안보다 동맹 다지기부터 집중
- 북미대화는 北中 호응이 관건
- 시장개방·투자·주한미군 ‘뇌관’
- 트럼프 변덕에 불확실성 여전
- 野 “다 퍼줘”…국민 53% “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박 6일에 걸친 일본 미국 순방을 마치고 26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최대 시험대로 꼽혔던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일단 합격점을 넘겼다는 평가다.
이번 첫 회담에서 양국은 통상 투자 안보 등 민감한 갈등 현안은 피하며 우호적 동맹관계를 확인하는 데 집중했다. 양국 정상 간 깊은 신뢰와 유대감을 확보한 것 자체가 성과로, 이 대통령 발목을 잡아온 ‘미국 리스크’를 털어내면서 외교는 물론 내치에서도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 대통령은 전날 회담에서 ‘페이스 메이커’를 자처하며 북미 대화 재개를 적극 제안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오는 10월 말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에도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다. 다만 북한의 반발과 중국의 견제는 더욱 거세지고, 북러 밀착 등 국제 정세도 변수로 작동할 수 있어 북미 대화 재개까지는 갈 길이 멀다. 당장 북한은 27일 ‘가난하지만 사나운 이웃’이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 및 비핵화 의지를 두고 “대결광의 정체를 드러냈다” “비핵화 망상증에 걸린 위선자”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한미 간 핵심 쟁점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이번 방미에서 협상 테이블에 본격적으로 오르지 않았지만 쌀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한 미 측의 직접 투자 확대 요구, 한미동맹 현대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등의 쟁점 사안은 향후 양국 관계의 뇌관으로 떠오를 수 있다. 전날 돌발 이슈로 부상한 주한미군 부지 소유권 요구나 알래스카 LNG 개발사업 참여 압박도 복병이다. 추후 ‘진짜’ 청구서가 날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 뒤 공동성명이나 공동선언문 등 구속력 있는 공식 문서를 발표하지 않음에 따라 향후 양국의 현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에 좌우될 수 있어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앞서 한미는 7·30 관세 협의 뒤 3500억 달러 투자 펀드의 성격과 구성 같은 후속 조치를 놓고도 이견을 보인 바 있다.
국내 비판 여론을 뚫는 것도 과제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지난달 말 관세 협상에서 4500억 달러 부담을 합의했는데, 이번에 1500억 달러를 추가해 모두 6000억 달러가 됐다”며 “일본이 5500억 달러를 투자하는데 절대규모가 일본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원한 국방비 인상도 약속했다”며 “이쯤 되면 달라는 대로 다 준 건데 과연 잘한 협상이라고 자화자찬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 절반 이상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긍정 평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날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날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53.1%가 한미정상회담을 “잘 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응답자의 60.7%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성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100% RDD 자동응답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