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대표가 26일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선출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결선 경쟁자인 김문수 후보에게 민심에서 졌지만 당심에서 이겼다. 장 대표는 이날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김 후보를 2367표 차로 앞섰다.

80% 비율로 반영된 당원 선거인단 투표가 승부처였다. 장 대표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18만5401표(52.88%)를 획득해 16만5189표(47.12%)를 얻은 김 후보를 2만212표(5.76%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반면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장 대표가 39.82% 지지율로 김 후보(60.18%)에게 20.36%포인트나 뒤졌다. 하지만 이를 20% 비율로 환산한 득표수는 장 대표 3만4901표, 김 후보 5만2746표로 차이가 줄었다.

결국 장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에게 1만7845표 졌지만, 선거인단 투표에서 벌린 격차에 힘입어 총득표수 2367표 차이로 신승했다.

김 후보는 결선에 진출한 후 찬탄(탄핵 찬성) 측 안철수 의원을 만나고, 한동훈 전 대표에게 손을 내밀며 ‘통합’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장 대표는 끝까지 강성 보수 지지층에 밀착하며 강경 노선을 고수했다.

장 대표는 경선 초반부터 ‘윤 어게인’과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전한길 씨를 비롯해 강성 보수 유튜버가 주관한 토론회 방송에 가장 먼저 참석 의사를 밝히는 등 ‘선명성 전략’을 폈다. 특히 지난 19일 TV 토론회에서 ‘내년 재보궐선거 후보 공천에서 한 전 대표와 전 씨 중 누구를 공천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유일하게 전 씨를 선택했다. 선거 과정에서 전 씨는 장 대표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당선 직후에도 “원내 107명이 하나로 뭉쳐가는 것이 최선이지만, 단일대오에 합류하지 못하는 분들과 당을 분열로 몰고 가는 분들에 대해선 결단이 필요하다”며 찬탄파를 직격했다. 그는 “원내 단일대오가 되지 않으면 밖의 우파 시민들과 연대가 불가능하다”며 “원내 분란을 묵인하고, 방치한다면 그분들과 연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장 대표 선출을 두고 “‘극우의힘’을 넘어 ‘내란의힘’으로 옮겨 간 국민의힘에 정신 차리라는 말조차 의미 없이 들릴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전한길과 손을 맞잡고 ‘내란 수괴 복당’을 외치던 후보를 당 대표로 환영하는 국민이 몇이나 되겠는가”라며 “내란에 대한 반성도, 수괴와의 단절 의지도 보여주지 못하는 국민의힘 지도부에 기대를 거는 국민은 이제 아무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가 전 씨 등 강경 보수층의 지지를 토대로 당선된 것에 “전당대회가 ‘전길대회’로 전락했기에 축하의 말은 의례적으로라도 건네기가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전한길 공천 확정, 한동훈 또 탈락. 분당의 길로 들어섰다”며 “윤석열 고문이 취임하나”라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