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꼬리 자르기’ 비판에 鄭 초강수
- 대통령 지시로 李 국정위서 해촉
- 민주 발빠른 대처에도 여론 싸늘
- 당내 “부끄럽다”… 野는 고발조치
더불어민주당이 6일 주식 차명거래 의혹을 받는 이춘석 의원을 제명하면서 악화한 여론 진화에 나섰지만 후폭풍이 만만찮다. 이 의원은 전날 차명거래 의혹 첫 보도가 나간 지 9시간 30분 만에 “당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며 자진 탈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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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참석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
그럼에도 정청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 정말 송구스럽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이 의원을 제명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당규 제18·19조는 ‘징계를 회피하기 위해 징계 혐의자가 탈당할 경우, 제명에 해당하는 징계 처분을 내릴 수 있고 탈당한 자에 대해서도 당이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 의원의 탈당에 대해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야당은 물론 당내에서도 제기되자 정 대표가 징계라는 초강수로 정면돌파에 나선 것이다. 집권 초기 순항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속전속결로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진상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공평무사하게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차명 거래, 내부 정보 이용 등 이 의원의 주식 거래 의혹과 관련해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 대통령은) 더불어 이 의원을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즉시 해촉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국정위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 분야 정책 기획을 담당하는 경제2분과장을 맡아온 이 의원은 이날 국정위에서 해촉됐다.
특히 이번 논란으로 이 대통령이 지난 6월 한국거래소 방문 당시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겠다”고 한 발언도 소환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도 고조됐다.
이에 자본시장 개혁뿐만 아니라 각종 개혁과제 정책 신뢰성 회복을 위해 당 차원에서 강력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인공지능(AI) 국가대표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날 이 의원이 프로젝트 참여 기업 주식을 사들인 의혹까지 제기된 영향도 크다.
당내에서도 비판이 잇따랐다. 김상욱(울산 남갑) 의원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고 너무나 부끄러운 도덕적 결함이 있는 일”이라며 “이 의원의 탈당이 ‘꼬리 끊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권칠승 의원은 “본인은 차명거래가 아니라고 했지만 국민 눈높이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다”며 “탈당했다고 해서 면죄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수사 등 사실관계를 파헤치는 과정이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의 발 빠른 대처에도 여론은 싸늘하다. 이날 서민민생대책위원회와 국민의힘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의원은 금융실명법·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각각 이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경찰청에 제출했다. 특히 이 의원이 보좌관 명의를 빌려 차명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보좌관 갑질’ 문제로 확대된다. 이 경우 ‘보좌관 갑질’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에서 낙마한 강선우 의원에 이어 또 다른 갑질 논란이 확산될 수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