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의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즉각 이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동시에 형사 고발을 예고했고, 민주당도 진상조사에 나섰다.

이 의원은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타인의 명의로 주식 거래를 하는 장면이 한 매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의원이 거래한 계좌 주인의 이름은 ‘이춘석’이 아닌 보좌관 차모 씨다. 차 씨의 주식 계좌에 찍힌 투자 종목과 보유 주식 수는 카카오페이 537주, 네이버 150주, LG씨엔에스 420주 등으로 도합 1억 원이 넘는다.

이 의원 측은 “본회의장에 들어갈 때 보좌진 휴대전화를 잘못 들고 갔다”고 해명했지만 주식 거래를 위해서는 본인 인증을 거쳐야 된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 중에도 해당 보좌관 명의의 주식 창을 주시하는 장면이 언론에 찍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형사고발 조치에 나선다. 송원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이춘석 법사위원장을 즉시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고. 금융실명법 등 실정법 위반으로 형사고발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법치주의 수호의 선도자가 돼야할 법사위원장이 현행법을 위반한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이춘석 법사위원장은 즉각 법사위원장 직에서 사퇴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당 당법률지원단장인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당대표 후보도 “주식 차명거래는 금융실명법 위반으로 개미 투자자를 등쳐먹는 중대 범죄”라며 “차명 주식을 재산등록에서 고의 누락한 것도,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할 만한 중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의혹에 대해) 놀라운 것은, (주식) 거래에 사용된 계좌의 명의가 본인이 아닌 보좌관 ‘차 모 씨’였다는 사실이다. 보좌진은 무슨 죄인가”라며 “민주당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즉각 입장을 밝히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즉각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이날 언론공지를 통해 “정청래 대표는 이 의원의 의혹에 대해 윤리감찰단에 긴급 진상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