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선불카드 ‘색상 차등’에 대해 강력하게 질타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앞서 광주시가 소비쿠폰 선불카드의 색상을 액수별로 다르게 배부해 논란이 일자, 이 대통령이 직접 시정을 지시한 것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일부 지자체가 민생 쿠폰 선불카드 색상에 금액별 차이를 둬 사용자의 소득 수준과 취약 계층 여부를 노출시킨 것에 대해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면서 행정안전부 차원의 전수조사 실시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7.23 연합뉴스

실제 광주 지역 민생회복 소비쿠폰 선불카드는 금액에 따라 ▷1인당 18만 원을 지급받는 상위 10%와 일반 시민은 분홍색 ▷33만 원을 받는 차상위계층 및 한부모 가족은 연두색 ▷43만 원을 받는 기초생활수급자는 남색 카드로 구분돼 논란이 일었다. 카드 색상만으로 사용자의 경제적 여건이나 개인정보를 알아차릴 수 있다.

부산을 비롯한 상당수 지자체는 소비쿠폰 선불카드 오른쪽 상단에 충전금 액수를 인쇄해 놓았다. 43만 원이라는 금액이 인쇄된 카드를 받았다면 기초생활 수급자로, 33만원이 인쇄된 카드는 차상위계층으로 특정될 수 있어 사용할 때마다 소득 수준이 노출된다. 이 때문에 선불카드로 받은 대상자들 사이에서 “카드에 충전 금액이 인쇄돼 창피하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지자체들은 선불카드에 금액을 정확히 명시해야 배부할 때 잘못 지급하는 혼선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지만 수요자들을 배려하지 않은 조치란 비판이 쏟아졌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전형적인 공급자 중심의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자, 인권 감수성이 매우 부족한 조치”라며 “즉각 바로 잡으라”고 지시했다. 이에 행안부는 이날 오전 지자체 선불카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부산·광주시가 제작한 선불카드에 스티커를 붙여 카드색상을 가리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