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진 보좌진 갑질 논란에 해명하고 사과도 했지만 야당 공세가 지속되고 있다. 진보진영에서도 강 후보자 사퇴 압박 수위를 높였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김정록 기자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강 후보자를 향해 “이쯤 되면 본인이 알아서 거취를 판단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같은 당 조은희 의원은 SNS에 “강 후보자가 청문회에 제출하지 않은 고용노동부 자료가 오늘 아침에야 제출됐다”면서 “근로기준법 제36조 임금체불 관련 진정이 있었다. 임금 체불과 그 사실을 숨기려는 후보자가 약자 보호 주무 부처인 여가부 장관이 돼선 안 된다”며 사퇴를 압박했다.

조 의원이 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 간 후보자 상대로 제기된 노동관계법 위반 관련 진정, 고소·고발 관련 신고 및 피신고 내역’에는 강 후보자가 2020년 11월 27일과 2022년 1월 5일 근로기준법 제36조와 관련해 진정을 당한 것으로 나왔다. 근로기준법 제36조는 ‘근로자가 사망·퇴직한 경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는 금품청산 의무’를 담고 있다. 강 후보자는 21대 총선에서 서울 강서갑에서 당선돼 국회의원 사무소를 운영했다. 다만 2020년 11월 진정 건은 ‘신고 의사 없음’으로, 2022년 1월 진정 건은 ‘법 적용 제외’를 이유로 행정 종결됐다.

곽규택(부산 서동)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강 후보자를 위증 혐의로 고발하겠다며 “내용을 정리하고 고발이 필요한 부분을 특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찌감치 강 후보자의 갑질 의혹과 거짓 해명 등을 지적하며 내정 철회를 촉구한 바 있는 민주노동당도 자진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권영국 민노당 대표는 전날 SNS에 강 후보자가 젠더 분야 주요 의제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뭘 하고 싶어 장관이 되려 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비동의 강간죄에 대해 “21대 대선 기간 여성들이 가장 간절히 요구했던 정책 중 하나”라며 “사회적 합의 운운한 정치인 중 그 합의를 앞장서 만들어 온 정치인은 없었다. 그것이 결국 ‘하지 않겠다’는 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시민들은 모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정식 임명도 되기 전에 일부 남성들과 보수 교계 눈치부터 살피며 나중으로 미룰 일을 발표하는 장관에겐 기대할 것이 없다”면서 “이번 입장들로 강 후보자의 부적합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여성 의제를 나중으로 미루는 여성가족부 장관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강 후보자 의혹이 청문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됐고 치명적인 결격 사유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KBS 라디오에서 “과장된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상세히 해명도 했다”며 “갑질은 주관적 인식 차이가 있는데 후보자가 ‘부덕’이라며 사과했다. 청문회 전에 사과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진정성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