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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노] 뜨뜻미지근 韓대행…속 끓이는 잠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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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장미 대선’ 레이스 초반 각 정당 후보자가 누구로 정해지느냐가 눈썹에 붙은 불이 돼야 할 시점. 하지만 정치권은 물론 유권자의 눈과 귀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입에 쏠립니다. 이미 줄줄이 링에 오른 각 정당 주자는 심기가 불편합니다. 스포트라이트 아래서 손짓발짓 하나하나 주목받아야 하는데, 모든 관심을 한 권한대행이 ‘가로챕니다’.

우선 국민의힘 주자들은 한 권한대행을 대놓고 비난하지 못합니다. 일단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따라서 한 권한대행 대신 그를 링으로 밀어 올리려는 세력을 비판하는 데 힘을 씁니다.

네 번째 도전에 나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날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할 분을 출마시킨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며 “몇 명이 연판장을 받고 돌아다닌 모양인데 철딱서니 없는 짓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습니다. 당내에서 자꾸 바람 잡지 말라는 취지로 이해됩니다.

한동훈 전 대표도 “우리 당 후보를 만드는 과정에 국민 관심을 집중시켜야 하는데, 모든 언론에서 ‘한덕수 총리를 모신다’고 이야기한다”며 “이렇게 경선의 김을 빼는 것 자체는 해당 행위”라고 몰아세웠습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할 주인공이 바뀌었다는 뜻이겠죠. ‘해당 행위’의 주체 역시 한 권한대행이 아니라 “그를 부추기는 기득권 세력”입니다.

나경원 의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 권한대행이 이 부분을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데 우리가 너무 흔들고 있지 않나. 경선의 중요성이 떨어지는 느낌을 만들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한 권한대행의 동요를 막고 당 경선에 집중하자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날 부산을 찾은 안철수 의원도 결이 같은 발언을 했습니다. 그는 “한 권한대행은 능력이 출중하나 이번 대선에 출마할 때는 아니라고 본다. 대한민국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대선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4일 국회에서 면담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국민의힘 잠룡들은 한 권한대행을 매우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그의 출마를 반드시 저지하려고 합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한 권한대행이 여론조사에 이름을 올리자마자 보수 진영에서 대부분 후보를 앞설 정도로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9~1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100% 무선 자동응답 방식, 응답률 4.7%.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출마 선언조차 하지 않은 한 권한대행의 대선 주자 선호도는 8.6%.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10.9%)에 이어 보수 진영에서 2위로 집계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보수 진영 후보 중 한 권한대행이 가장 작은 격차를 나타냈습니다. 이 전 대표 vs 한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54.2% vs 27.6%로 26.6%포인트 차. 이는 각각 이 전 대표와 김 전 장관(54.3% vs 25.3%, 29.0%포인트 차), 홍 전 대구시장(54.4% vs 22.5%, 31.9%포인트 차), 한 전 대표(54.0% vs 18.3%, 35.7%포인트 차) 간 격차보다 작습니다. 한 권한대행의 저력이 예사롭지 않은 겁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14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을 직접 겨냥해 강력한 견제구를 던집니다. 민주당은 이날 “무의미한 국민의힘 경선에서 뽑힐 후보 대신 한 권한대행을 내세우는 단일화 쇼” “내란 수괴 윤석열의 사주로 내란 동조 정당 국민의힘과 결탁해 내란 수괴 후계자가 되려는 것” “유행하는 ‘난가(다음 대통령은 나인가) 병’에 걸려 출마해 봤자 윤석열의 아바타에 불과” “국민의힘 자체로 사람을 못 구해 바깥에서 이렇게 늘 데리고 오는 모습은 염치없는 일” “불임 정당 국민의힘이 밖에서 후보를 꿔오는 방식으로 또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 등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이처럼 옛 여권, 야권의 잠룡들은 속을 끓이는데 한 권한대행은 계속 뜨뜻미지근합니다. 그는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무위원들과 함께 제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가 언급한 ‘마지막 소명’이 무엇인지를 놓고 해석이 분분했는데요. 여전히 가타부타 확실한 대답 없이 모호한 태도로 일관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대선이 5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출마든 불출마든 한 권한대행의 확실한 처신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 권한대행의 ‘정치’는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갖은 논란에도, 자기가 했던 말까지 뒤집으며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2명을 지명한 순간부터 그의 정치는 시작됐다고 판단됩니다. 특히 지명한 후보자 중 한 명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한 권한대행은 기왕에 시작한 정치를 계속할지, 말 그대로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 조용히 물러날지 선택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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