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지도부와 통화, 참모진 식사
- 담담하게 탄핵 선고 기다릴 듯
- 野 “내란 수괴가 개선장군이냐”
- 전광훈 “헌재 딴짓 하면 날릴 것”

법원의 구속 취소 청구 인용으로 52일 만에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복귀하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한 뒤 경호차량에서 내려 주먹을 쥔 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석방 이틀째인 9일 관저에 머물며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당분간 몸을 추스른 후 외부 활동을 자제하며 이르면 이번 주 예상되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 통화에서 “예방하는 분들은 종종 만날 수 있겠으나 외부 활동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겸허하고 담담하게 헌재의 선고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나경원 의원 등 핵심 인사들과 통화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권한이 정지된 만큼 대통령실 참모진으로부터 공식적인 보고는 받기 어렵지만, 그간 국정 현안과 관련한 참고 자료 등은 받아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헌재가 탄핵을 기각할 경우 바로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며 “국정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서라도 밀린 현안을 파악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정진석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관저 복귀 후 정진석 비서실장 등 참모진과 저녁식사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앞으로도 대통령실이 흔들림 없이 국정의 중심을 잘 잡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지지자들을 향한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메시지를 내더라도 매우 절제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윤 대통령은 석방 직후 “응원을 보내주신 많은 국민, 우리 미래세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미래세대’를 콕 집어 감사 인사를 한 것은 최근 젊은층 일각에서 탄핵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의식해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나면서 경호차량에서 내려 걸어 나와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며 인사한 것도 대통령 선거 당시 유세 현장을 방불케 했다는 평가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개선장군 같은 모습을 보였다. 자신이 여전히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속된 피의자임을 부정하는 파렴치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 “구치소는 배울 게 많은 곳이다” “잠을 많이 자니 더 건강해졌다” 등의 발언을 두고도 “국민은 내란 트라우마로 잠 못 이루는데 내란 수괴는 구치소에서 두 발 뻗고 숙면을 취했느냐” “수감 생활조차 디톡스 정도로 여기는 것이냐”고 힐난했다.

윤 대통령의 복귀로 탄핵 반대 집회는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진행됐다. 경찰 비공식 추산 4500명이 모인 9일 집회에서 전광훈 목사는 “윤 대통령이 석방되며 탄핵 재판은 하나마나가 됐다. 끝났다”며 “만약 헌재가 딴 짓을 했다? 국민저항권을 발동해 한 칼에 날려버리겠다”는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