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협의회는 野 보이콧에 파행

여야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여부를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이 국회 권한을 침해했다고 선고했는데, 여야는 각각 최 권한대행에게 마 후보자를 임명해서는 안 된다고, 조속히 임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마은혁 헌법재판관 추가 임명에 반대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2일 “(최 대행은) 여전히 마은혁 헌법재판관의 임명을 미루며, 법 위에 군림하려는 파렴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이 아니라 ‘내란 대행’이라는 역사적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헌법을 파괴한 내란수괴 윤석열의 대리인을 자처하다 보니, 이제는 헌재의 결정조차 우습게 보이나”며 “헌재의 결정을 따르는 것이 합헌이고, 이를 거부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 행위”라고 비판 수위를 올렸다. 같은당 강유정 원내대변인도 “(최 대행은) 당장 마 재판관부터 임명해 헌법 수호 의지를 보여달라”고 요구하며 “내란 수괴와 극우 국민의힘의 하수인 노릇에서 벗어나 헌법 질서를 수복하고 민생 경제를 살리는 노력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수영(부산 남) 의원은 마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며 국회 로텐더홀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그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마 후보자는 여야가 합의한 후보가 아니라 거대야당이 힘으로 밀어붙이는 야당 단독추천 후보’라는 취지로 “국회가 추천했으니 무조건 임명하라는 건 잘못된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마 후보자가 ‘인천지역 민주노동자 연맹’(인민노련) 창립 멤버였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이미 문형배·이미선·정계선·정정미 재판관으로 인해 헌재의 편향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마 후보자까지 임명된다면 헌재는 헌법을 수호하는 기관이 아니라 특정 이념을 대변하는 정치기관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 76명은 지난달 28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의 절차적 하자 등을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의 공정한 평의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이런 가운데 같은 날 개최 예정이던 여·야·정 국정협의회도 파행을 빚었다. 헌재 결정에도 불구하고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자 회의 개최 직전 민주당이 돌연 ‘보이콧’을 선언하면서다. 민주당은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대화 상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