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이 발의한 ‘명태균 특검법’이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27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특검법을 부결키로 했으나 김상욱(울산 남갑) 의원은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이 ‘에너지 3법’에 대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명태균과 관련한 불법 선거 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재석 274인, 찬성 182인, 반대 91인, 기권 1인으로 통과시켰다.

표결에 앞서 반대 토론에 나선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이 법안은 그럴싸한 죄명으로 포장돼 있지만 한마디로 국민의힘 수사 특별법”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정당 정치의 근본을 뒤흔드는 위헌적 조항들이 빼곡하다”며 ▷특별검사 임명 절차 ▷최장 140일의 수사 ▷피의 사실을 제외한 언론 브리핑 규정 등을 지적했다.

찬성 토론에 나선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국민의힘이 특검법을 반대하는 이유는 죄를 지었으니까 거부하는 것”이라며 “특검법 통과시켜서 수사해서 살아 있는 권력을 뽑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법은 2022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활용된 불법·허위 여론조사에 명 씨와 윤석열 당시 후보 및 김건희 여사 등이 개입됐다는 의혹을 수사한다. 또 2022년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지난해 총선의 불법·허위 여론조사 등에 명 씨 등이 관련돼 있고, 이를 통해 공천거래 등이 있었는지도 수사 대상으로 지목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에너지 3법(고준위방폐장특별법·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해상풍력특별법) 등 비쟁점·민생 법안 100여 건도 처리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권이 극한 대립 중에 여야 가 모처럼 합의 처리한 것이다.

특히 에너지 3법 가운데 21대 국회에서 처리가 불발됐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도 국회 문턱을 넘기면서 오는 2030년 저장 시설 포화로 중단 위기에 놓였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050년까지 중간 저장 시설을, 2060년까지 영구 폐기 시설을 짓도록 규정했다. 쟁점이었던 저장시설 용량은 ‘설계 수명중 발생 예측량’을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국가기간전력망확충 특별법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을 위한 송전선로 설치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이다. 국가기간전력망 관련 실시계획을 수립할 때, 지방자치단체장이 ‘60일 이내’ 주민 의견을 수렴해 회신하도록 하고, 이 기간이 지나면 협의를 마친 것으로 간주한다. 여론 수렴 과정에서 사업이 무기한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항이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해양 공간의 공공성을 고려한 개발로 탄소중립에 이바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풍력발전 지구 내에서는 필요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공공기관이 해상풍력사업으로 전환할 때 사업자 선정에서 우대받을 수 있는 조항도 명시됐다. 이와 함께 반도체 기업의 공장 증설 등 투자에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