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옥중서신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감옥에서 편지를 쓴 정치인으로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박정희·전두환 정권은 6년간 그를 옥에 가뒀다. 그는 긴 세월을 이겨내기 위해 이휘호 여사와 아들, 며느리, 동생, 조카들에게 편지를 눌러 썼다. 자유·민주주의·국가에 대한 걱정이 대부분이다. 발췌하면 ‘바다 가운데 던져지기 직전 심지어 하반신은 상어밥이 되더라고 상반신만은 살기를 바랐다’. ‘시간을 충실히 보내고 있는지 항시 반성하고 있다’. ‘카이사의 것은 카이사에게로,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로’. ‘미국 독립 200주년 기념일인 7월 4일 미국민이 단결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명절에는 국민 전체가 같이 즐기는 날이 되길 바란다’ 등이다. 고통을 이겨내기 위한 의지와 통렬한 자기 반성, 국가와 국민을 향한 염원 등이 담겨 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도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SNS에 올린 ‘국민에 드리는 편지’. 캡처 사진.
 인도 초대 총리인 자와할랄 네루가 감옥에서 딸(인디라 간디)에게 쓴 편지도 유명하다. 딸의 생일 선물로 시작한 편지가 ‘세계사 편력’이라는 고전이 됐다. 책 반입이 쉽지 않았던 당시 인도 감옥에서 자기가 평소 적은 메모들을 참고해 세 권에 달하는 분량의 편지를 썼다. 1930년 10월 26일부터 1933년 8월 9일까지 무려 3년에 육박한다.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 편지에서 독서와 집필이 지루한 감옥생활을 버티게 해주었다고 했다. 자기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딸에게 그만한 값어치가 있는 걸 썼는지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그의 편지는 타고르의 기탄잘리를 인용하며 마무리했다. ‘내 나라가 깨어나게 하소서’다. 갇혀 있는 동안 자기를 채찍질하며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고 새 시대를 준비했다. 이 편지를 읽은 딸은 외무부·재정부 장관을 거쳐 총리가 됐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자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잇따라 편지를 올리고 있다. 구속된 상태라 변호인들이 그의 진술을 추려 올린다고 한다. 지난 24일 게재한 편지 내용은 이렇다. ‘을사년 새해는 작년보다 나은 한해가 되길 바랍니다. 여러분 곁을 지키며 살피고 도와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합니다’. 윤 대통령이 언제부터 이렇게 국민을 살뜰히 챙겼는지 모르겠다. 영어의 몸이 되자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인가. 지난 17일 올린 편지에서는 ‘그동안 국민께 드렸던 말씀을 다시 읽으며 마음을 가다듬고 지나온 국정을 되돌아보고 있다’고 했다. 나라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비상계엄을 발동하기 전 이렇게 했다면 작금의 난리도 없었을 것이다. 자신을 돌아보며 국가를 생각해 무엇을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공자의 제자 증자는 매일 세 가지를 반성했다. ▷남을 위해 일함에 충실했는가 ▷친구와 사귐에 신의를 다했는가 ▷배운 것을 제대로 익혔는가 였다. 대통령이라면 ▷국가 일에 최선을 다했는가 ▷국민과의 약속을 지켰는가 ▷공약한 것을 이행했나 등으로 바꿔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인간은 고통을 겪은 후 성숙해진다고 한다. 다시 국민 품으로 돌아왔을 때 ‘달라진 대통령’을 기대한다면 과욕인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2. 2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6. 6[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7. 7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8. 8“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9. 9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10. 10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 1[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2. 2‘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3. 3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4. 4[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5. 5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6. 6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7. 7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4. 4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5. 5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6. 6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7. 7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8. 8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9. 9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10. 10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4. 4‘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7. 7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8. 8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9. 9“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10. 10[속보] 북항 상어 ‘부캉이’ 2차 구조작전 진행 중…수로에 그물 설치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6. 6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7. 7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8. 8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9. 9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10. 10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