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아베 부인은 멜라니아와 회동
- 당선 후 모금·기부액만 2944억
- 美 언론 “분노 피하려는 목적 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두 번째 임기 시작이 다가오면서 외국 정상과 경제계 거물들이 트럼프와의 접촉점을 찿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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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르자 멜로니(오른쪽) 이탈리아 총리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고 있다. EPA 연합뉴스 |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승리 이후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를 방문해 그를 만난 외국 지도자로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이 있다. 트뤼도를 제외하곤 모두 미국 대선 유세 때부터 트럼프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밀레이 대통령과 빅토르 총리의 경우엔 서방 언론에서 각각 ‘아르헨티나의 트럼프’와 ‘동유럽 트럼프’라는 별칭을 붙을 정도로 트럼프 당선인의 ‘닮은 꼴’로 평가받는다. ‘여자 무솔리니’로 불리는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트럼프의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미국 차기 정부와 유럽연합(EU) 간 가교로까지 부상하고 있다.
일본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당선인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마러라고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를 만났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그들(일본)이 원한다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며 취임 전 회동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이시바 총리 측은 즉각 환영 의사를 밝히면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일본을 중시한다는 취지”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글로벌 기업 CEO의 줄대기 행렬은 더욱 치열하다. 팀 쿡(애플), 샘 올트먼(오픈 AI), 마크 저커버그(메타),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등의 CEO는 트럼프의 당선 이후 경쟁적으로 마러라고를 방문했다. 이들은 트럼프 당선인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에 최소 100만 달러(14억7000만 원 상당)를 기부했거나 기부를 약속하기도 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껄끄러웠던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100만 달러 기부에 더해 멜라니아 여사의 다큐멘터리를 제작·배급한다는 방침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트럼프와 직접 면담 뒤 1000억 달러(143조 6000억 원)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기업인 중에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달 16~21일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마러라고에 머물렀고, 트럼프 당선인을 면담했다. 현대차는 10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호의를 얻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분노를 피하려 하는 목적이 더 크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두 달여간 트럼프 행정부의 취임식, 정책 운영, 대통령 도서관 건립 등을 위해 모금된 개인 및 기업 기부금이 2억 달러(2944억 원)가 넘는다고 최근 보도하기도 했다. 이어 NYT는 이들 기업이 거액의 기부를 통해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와 거리를 뒀던 것에 대한 ‘속죄’를 구하려는 것이라는 지적을 내놨다. 일각에선 ‘신(新) 관세 체제’에서 ‘부과 면제 티켓’ 확보 가능성을 살피려는 움직임으로 보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