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수여단장 눈물 보여 사기 저하 여실히
- 국방장관 지시로 선관위 파견도 드러나
- 특전사령관 “계엄 때 尹과 두차례 통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며칠 전부터 은밀하게 각급 부대와 인물에게 지시를 내리면서 계엄을 향해 치달았던 모습이 10일 군 관계자의 국회 증언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는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육군의 주요 지휘관 등 고위 장성 50여 명이 출석했다. 국회에 출석한 군 인사들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고, 특수전사령관 산하 이상현 1공수여단장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 모습도 보였다. 군 수뇌부의 이 같은 모습은 12·3 계엄사태에 연루돼 바닥에 떨어진 군의 사기를 보여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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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 특수전사령부 산하 1공수여단장인 이상현 준장이 10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
방첩사령관 직무대리인 이경민 참모장은 여인형 사령관이 지난 1일 북한 도발을 이유로 주요 간부들에게 지시 대기를 하달했다고 밝혔다. 이 참모장은 ‘12월 1일 여 사령관이 휴가 후 돌아와서 북한 도발 임박을 빌미로 대령급 실장들에게 통신상으로 지시 대기를 내렸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계엄 선포 당일인 3일 오전에는 ‘북한 오물·쓰레기 풍선 상황이 심각하다. 각 처·실장들은 음주 자제하고 통신축선 상 대기를 철저히 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여 사령관에게서 받았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28, 29일 이후 대남 풍선을 띄운 적이 없고, 탄도미사일 발사와 같이 군이 ‘도발’로 규정하는 무력시위는 지난달 5일이 마지막이었는데 북한과 풍선을 이유로 이런 지시를 내린 것이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충암고 고교 후배로 계엄 사태 관여 의혹을 받는 여 사령관이 계엄 선포 전부터 관련 지시를 받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과천 선거관리위원회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된 국군정보사령부 병력을 통솔하는 문상호 정보사령관도 계엄 선포 전부터 관련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문 사령관은 김 전 장관 지시로 선관위에 영관급 요원 10명을 파견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선관위에 가서 전산실 위치를 확인하고 거기를 지키고 있다가 다른 팀이 오면 인계해 주라는 임무를 받았다”고 밝혔다. 선관위 CCTV에서 계엄군이 선관위 서버를 촬영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제가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지시했고, (촬영한 사진은) 제가 받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오직 명령만을 수명한 채 출동했던 군인들은 어디로, 왜, 출동했는지도 모르고 나섰다가 자괴감에 괴로워하고 있다고 한다”며 “군 지휘부는 철저히 수사해서 엄벌에 처해야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무고한 참군인들까지 피해를 보아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은 (재임 기간이) 10개월, 정형균 전 육군사관학교 교장은 7개월이다. 이렇게 단명한 이들의 공통점은 내란 주동자들과 교체됐다는 것”이라며 “계엄을 위한 퍼즐을 급하게 맞추다 보니까 이렇게 무리하게 인사가 이뤄지지 않나 생각된다”라고 주장했다. 황희 의원은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계엄 경위를 묻는 위원들의 질의에 ‘김용현 전 장관의 명령을 받았다’는 취지로 답변을 이어가자 “마치 이등병이 상병·병장한테 명령받은 것처럼 이야기한다. 창피하지 않나”며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은 민간인이다. 무슨 명령을 받아서 움직였다고 하나. 그럼 뒤에 있는 부하들은 뭐가 되나”고 질타했다.
이런 가운데 곽종근 특전사령관은 ‘대통령과 한 차례가 아니라 두 차례 통화한 것 아니냐’는 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추궁에 “두 차례 통화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지난 6일 특전사령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주·박선원 의원을 만나선 비상계엄 선포 때 윤 대통령과 한 차례 통화했으며, 특전사 병력 위치를 물어 “국회로 이동 중”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곽 사령관은 두 번째 통화 내용에 대해선 수 차례 질문에도 “말씀드리기 제한된다”고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