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탄핵안 부결 당론 속
- 가결 땐 배신자 프레임 부담
- 반대하면 尹과 차별화 실패
- “탄핵반대·尹탈당” 거듭 강조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7일 표결 처리하기로 하면서 탄핵의 키를 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정치적 딜레마에 놓였다.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보수 궤멸’ ‘배신자’ 프레임을 의식할 수밖에 없고 민주당으로 정권이 넘어가는 것을 막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윤 대통령에게 계엄 파문과 관련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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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한 대표는 “탄핵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대통령의 탈당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
민주당은 7일 오후 7시께 본회의를 열어 야6당 의원 191명이 공동 발의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표결을 진행한다. 이와 관련, 한 대표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이번 탄핵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대표로서 대통령의 탈당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수차례 윤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한 만큼 윤 대통령도 모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이 전날 용산 대통령실 회동에 대해 “탈당 이야기는 나온 적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은 윤 대통령이 탈당을 받아들일 의사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탈당하면 당장 탄핵 등 표결에서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을 ‘보호’할 명분이 사라지는데다, ‘1호 당원’ 탈당에 친윤(친윤석열)계의 반대도 만만찮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탄핵되면 한 대표 자신의 대권 도전이 어려워질 것이란 계산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 대표가 대통령 임기단축 개헌 카드로 탄핵을 막고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장 국민의힘 재선 김예지 의원과 김상욱(울산 남갑)·우재준·김재섭·김소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질서 있는 수습을 위해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진실하게 사과하고, 이번 사태에 책임 있는 모든 인사의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 5명은 친한(친한동훈) 또는 비윤(비윤석열) 성향의 소장파로 분류된다.
하지만 한 대표가 그간 ‘국민의 눈높이’를 강조하며 윤 대통령과 대척점에서 차별화를 시도하던 입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차기 대선구도의 유불리 셈법에 따라 계엄정국 수습에 나섰다는 비판 여론이 고조되면 오히려 그의 선택이 역풍을 부를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물러나면 노태우 대통령에게 기회가 생긴다는 과거를 떠올리고 있느냐”고 꼬집었다. 비상계엄 선포를 위법 위헌으로 규정하고 윤 대통령의 탄핵을 막으면서도 탈당을 요구하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한 대표는 대범하게 본인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내란 범죄집단의 한 편이 되고자 하더라도 그렇게 되지 않게 만드는 게 당 대표의 책임”이라고 한 대표를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