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고등법원 설치법’과 ‘대전·대구·광주 회생법원 설치법’ 등 그간 해사법원 설치를 두고 부산과 경쟁했던 지자체에 고등법원과 전문법원 설치가 착착 진행되지만 ‘부산해사법원 설치법’은 표류한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해사법원 설치에 주력했던 인천이 고등법원 설치로 선회하면서 해사법원을 부산에 설치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정작 국회 소관 상임위에서 뚜껑을 열어보니 해사법원을 제외한 다른 지자체의 법원 설치 법안 심의는 일사천리로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해사법원설치법안도 타 지역 법안과 연계하는 전략을 지역 정치권이 진작에 세웠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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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해사법원 설치 추진 부산울산경남협의회 출범 기자회견 모습. 국제신문 DB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7일 전체회의를 열어 ‘인천고등법원 설치법’을 비롯한 대전·대구·광주 회생법원을 추가 설치하는 법안을 일괄 처리했다. 전날 법안1소위 통과 이후 ‘초고속’ 처리다. 남은 절차는 국회 본회의, 국무회의 의결뿐이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해사법원 부산설치법안을 발의한 국민의힘 곽규택(부산 서동) 의원은 인천고등법원·대구 등 회생법원 설치법이 해사법원 부산설치법과 같은 ‘설치법’인 만큼 종합해 심사하자고 제안했으나, 민주당이 고등법원과 회생법원 설치법 처리만 표결로 밀어붙이면서 민주당 의원 11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곽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향후 해사법원 처리를 염두해 표결에 반대하지 않고 기권하는 것으로 항의 표시를 했다.
곽 의원은 지난 6월 13일 대표발의한 부산해사법원 설치법이 인천고등법원 설치법보다 한 달 먼저 소위에 회부됐음에도 심사 순위에서 밀린 것도 강하게 항의했다. 그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두 법안의 차이점은 하나 밖에 없다”며 “부산에는 민주당 의원이 한명 뿐이지만, 인천에는 민주당 의원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가적으로 시급한 법안을 제쳐놓고 급하게 인천고등법원을 설치하려 하는 것은 이런 정치지형이 작용한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부산지역 의원들의 대응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사법원 부산 설치를 주도해 온 부산변호사회 관계자는 이날 국제신문과 통화에서 “해사법원 설치법을 타 법안과 연계하려는 시도가 없었다는 등 전략적인 아쉬움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인천고등법원설치법과 함께 처리됐으면 모양새도 좋고 설득력이 있어 운용의 묘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