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장 박종철 시의원 주도 발의
- ‘상임위 통과는 곧 본회의 통과’
- 인식 깨고 급격히 상황 바뀌어
- 市 ‘미묘한’ 기류변화도 한몫
기피시설 설치 권한을 부산시장이 환수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이 진통 끝에 부산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으나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상임위 통과는 본회의 통과나 마찬가지’라는 인식이 깨진 것이다. 불과 하루 새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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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열린 부산시의회 제325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부산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의 수정안이 찬성 27명, 반대 10명, 기권 4명으로 가결됐다. 부산시의회 제공 |
부산시의회는 지난 22일 열린 제325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부산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 수정안’을 표결(찬성 27명, 반대 10명, 기권 4명) 후에 가결했다. 이에 따라 상임위인 해양도시안전위원회가 본회의 전날 심사해 표결(찬성 5명, 반대 3명) 끝에 가결한 부산시의 원안은 자동 폐기됐다.
지난 21일 상임위에서 원안이 가결됐으나 하루 만에 수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배경을 두고 의구심이 커진다. 본회의에서 모든 안건을 살펴볼 수 없는 만큼 안건은 상임위 예비심사를 거친 후 본회의에 상정된다. 이 때문에 ‘상임위 판단이 본회의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러나 원안 가결 후 시장이 기초단체장에게서 권한을 환수하는 기피시설 대상이 대폭 줄어든 수정안이 등장했다. 규정에 따르면 의원 11명 이상이 동의하면 수정안이 발의될 수 있으며, 해당 수정안은 상임위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 수정안이 발의되면 원안보다 먼저 표결한다. 수정안이 가결되면 원안은 자동 폐기되며, 수정안이 부결되면 원안이 다시 표결에 부쳐진다.
이번 수정안은 해양도시안전위원회 소속인 박종철(기장1) 시의원이 본인과 동료 의원까지 모두 12명의 동의를 받아 수정안을 발의했다. 상임위 원안 가결 후 박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은 삭발 투쟁 및 소송도 불사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정종복 기장군수와 장안읍 주민 300여 명도 시청 앞에서 조례 개정 결사 반대 집회를 열었다.
급작스러운 수정안 통과를 두고 지역주민 및 정치권의 반대와 함께 시의 미묘한 ‘기류 변화’도 한몫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설 산업폐기물 매립장이 추진되는 기장군을 포함해 기피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이 있는 다른 지역으로까지 반발이 확산한 것을 의식해 적극적으로 수정안 발의를 막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 주민과의 소통과 숙의 과정이 더 필요한 것 같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시의회 내부에서는 ‘상임위 무용론’이 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의원은 “부산시가 충분한 논의도 없이 민감한 조례 개정안을 들고 와 고심 끝에 대승적인 결단을 내린 상임위를 우습게 만들었다”며 “이번 사례는 앞으로 광역 단위 정책을 추진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